성역의쿵푸는 두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작가의 풍부하 상상력
던전물의 흔한 패턴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치트키를 하나씩 갖고, 늑대를 공략하고, 다음층에서는 스켈레돈기사를 공략한다. 치트키를 활용해서 성장하는 방법이 다르고, 신화속에서 차용한 보스몬스가 층마다 다르게 나올 뿐 패턴화된 양식에서 거의 벗어나질 않는다.
성역의쿵푸는 패턴화된 흐름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보스몹을 공략하는 방법부터 남들과 다른 활약을 펼치는 방법, 뒝박(던전)공략의 수수께끼와 같은 공략방법과 규칙계통의 함정 및 보물찾기까지 온통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의 작품이라면 재밌지 않은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다만 글을 쓰는 문장, 즉 표현방식이 좋게 보면 리얼하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불친절한 거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점은 금새 적응되며 오히려 빠른 전개에 도움이되니 단점이라기 보긴 어렵다.
둘째, 신선한 무공 신선한 아이템 신선한 게임
현재 진행중인 2차진혈에서는 온통 수수께끼와 같은 공략방법이 제시된다. 성역이 제공하는 공지사항에 숨겨진 행간의 뜻을 해석하고, 다시 그 해석을 믿고 행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이런 공략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보스몬스터를 공략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무기를 어떤것을 쓰고 어떤 조합을 사용할까와 같은 단순함에서 벗어나 두뇌싸움과 지혜, 신념, 담대함 등을 모두 테스트한다.
와우를 해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기존 던전물이 다소공략하기 까다로운 필드 챔피언 하나 정도를 여러 아이템을 사용하며 공략하는 수준이라면, 성역의 쿵푸는 마치 쑨과 같은 레이드보스의 다양한 공략패턴을 읽어내지 못하면 공략자체가 되지 않는 그런 게임의 법칙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쌍둥이를 공략할 때 동시에 제압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해당 시즌 수준의 능력치와 아이템으로는 절대 공략에 성공할 수 없는데, 이런 법칙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대단히 흥미롭다.
성역은 생존게임이며, 그 안에서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임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우수수 죽어나가는 잔혹한 경쟁게임에서 주인공을 시기하는 무리들, 이용하려는 자들, 온갖 군상들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뒤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루즈해지는 많은 작품들과 달리 뒤로 가면 갈수록 더 궁금해지고 더 흥미진진해지는 아주 드문 케이스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성역의쿵푸를 2015년 문피아 내 베스트 넘버원으로 손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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