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복수 #용사
원래 여러 명이서 마왕을 잡는 건 판타지 세계관이면 설이나 추석 쯤 해당하는 연례적인 행사입니다. 잊을만하면 세계에 엄청 나쁜 마왕이 강림하고 그걸 막기 위해서 모든 종족이 사이좋게 연합군을 맺고 가끔 교황청까지 꼽사리 껴서 전세계가 합심해서 마왕을 멍석말이 놓으러 갑니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마왕을 두들겨패러가면서 시작됩니다.
마왕이 너무 강한 나머지 전 세계 올스타 드림팀 용사파티를 꾸려서 가도 팽팽한 상황이 나옵니다. 그렇게 엄청나게 힘든 싸움을 계속 하던 도중 ‘야 이거 안되겠다 이거 참 끝날 각이 안나온다.’ 하며 아쉬운 데로 대마법사가 차원의 균열을 열어서 마왕을 넣고 거기에 주인공이 들어가서 탈출을 못하게 막는, 진짜 억지로 잡아내는 식으로 마무리 됩니다.
얼떨결에 마왕은 때려잡았는데 뒷맛이 좀 찜찜합니다. 근데 좋은게 좋은거라고 주인공이 없는 나머지 용사 8명은 작당해서 주인공을 악당, 파렴치한으로 몰고 자신들이 마왕을 잡은 공을 독식하면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갑니다.
그로부터 2년 후, 차원의 균열에서 꼼짝없이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이 차원의 틈에서 빠져나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와보니 주인공은 세계관 최악의 악당, 파렴치한 놈,마귀똥개잡놈으로 몰려서 온갖 쌍욕을 먹고 있었고, 주인공 가문도 풍비박산 나있었습니다. 어쩌면 자기도 모르게 억울한 욕을 먹은 것이 차원의 균열에서도 살아남은 무병장수의 비결일 수도 있었겠네요.
자진해서 차원의 균열에 뛰어들어갈때 마지막으로 날렸던 유언 비스무리한 멘트가 ‘내 가문과 가족을 잘 부탁한다.’라는 멘트여서 더욱 가슴 아픈 상황이죠.
대의와 공리를 위해 이 한 몸 바쳤 것만 보상은 지들이 홀랑 빼먹고 자기는 천하의 나쁜놈으로 만들어놨으니 이게 열이 안뻗치고 배기겠습니까?
이 날 주인공은 피의 복수를 하리라 천명하며 배신자들을 잡아족칠 궁리를 하게 되며 이 소설이 시작됩니다. 파멸의 괴물이 되겠다는데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마왕이죠.
심지어 마왕을 죽이고 마왕의 힘까지 얻었으니 마왕을 잡고 돌아왔지만 배신으로 인해 또 다른 마왕으로 흑화해서 복수하는 스토리입니다.
8명의 배신자를 잡아죽이는 스토리는 주인공이 완전한 피해자 입장에 놓여있어서 부담감 없이 보기 좋습니다. 어쨋든 나쁜 쪽은 배신자들이니까 어떤 피의 복수, 무슨 짓을 하든 거리낌이 없죠.
클리셰를 맛깔나게 풀어낸 재미있는 복수 소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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