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대체역사 #영국조선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나라를 부흥시키려면, 다른 나라를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겠지만, 그것은 입에 넣을 음식이 넉넉한 사람이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요.
빅토리아 시대, 조선 역시 살아남으려면 다른 나라들, 소위 ‘문명국’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받는 김에 기왕이면 가장 강한 나라를 본받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을 위해, 대영제국의 찬란한 깃발 아래로 입조한 조선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스갯소리로 나누던 소재를 이용한 이 소설은 그런 간략한 설정을 어느 정도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편전쟁의 여파로 남중국이 명나라의 후신을 자처하며 후명을 칭하여 독립한 후 황제의 대가 끊겨 영국 황제를 자신의 황제로 모시기로(...) 한 남중국 정부는 국호를 대영(따잉)으로 바꾸고 조선에 입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여진족인 청나라, 반란군인 후명, 러시아 제국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조선은 따잉 입조를 거절. 영국 본토로 직접 입조하러 가 청나라와 러시아를 견제하기로 하고 영국으로 흥선군을 비롯한 사신단을 보내게 됩니다.
위와 같은 대체 역사에 대한 딱딱한 설명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영국으로 간 조선 사신단의 장대한 클레임 조작과 동아시아의 변화로 이어지는 즐거운 대체 역사의 덩어리입니다.
이 글은 소위 영국의 조공하러 가는 설정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만 그뿐 아니라 조선이 영국에 영향을 받아 변해갈 모습들, 두 개로 갈라진 중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역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은 만주를 지배하고 동아시아의 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요? 두 개의 중국 중 승리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류큐 왕국은 결국 일본에 합병될 것인지.... 이 지구의 동아시아 역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며 왜 이렇게 본래 역사와 달라졌는지 곱씹어 보는 것은 대체 역사 소설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영국조선의 몇몇 지나치게 딱딱하고 설정집스러운 부분을 지나가면 그 딱딱한 부분을 배경으로 한, 즐겁고 괴상한 이야기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이 마음에 합했다면 좋은 일입니다!
이 소설은 주말 연재이기 때문에 다음 편을 위해 토, 일요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비틀린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은 어떠십니까?
주중 연재인 작품들을 몇개 읽고 있다면, 영국조선은 금요일 연재에서 월요일에 다가올 새로운 한 편까지 그사이의 시간을 채워줄 탁월한 선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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