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섬세함이 여기저기 묻어 있는 창조적인 추리소설입니다. 작가 윤도경 님은 단테의 영원한 여성이었던 '베아트리체'의 이야기를 도입하여 자신의 추리소설인 '성스러운 폭력'의 이야기를 전개하였습니다. 독자는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13세기의 베아트리체의 이야기와 한국 IMF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 나갑니다. 독자는 7백여 년을 넘나드는 두 개 사건의 유사성을 분석하면서 자신의 추리본능을 스스로 일깨워 나갑니다. 두 개의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군침을 삼키도록 유도하는 작가 윤도경 님의 천재성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합니다.
성스러운 폭력의 '성'은 한자로는 聖스러운 폭력이지만 소설을 읽어가면서 性스러운 폭력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지요. 그러나 독자가 마지막으로 깨닫는 성스러운 폭력은 무엇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배경이 되는 장소는 무대예술 공연장이고 대부분 주인공은 무대 공연 예술가들입니다.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는 쓰기 힘든 소설이죠. 이런 면에서 볼 때 전문성이 강한 소설입니다. 또한, 사건의 시작과 전개와 종결에 아주 예민한 관련 법 조문을 적용하여 반전을 시도하거나 예기치 못한 전개를 하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나갔습니다. 수학 공식을 열거해 놓은 것 같은 기계적인 추리소설이나 낡아 빠진 양판소나 먼치킨의 뻔한 이야기에 염증이 나신 분들에게 수준과 격조가 높은 전문 추리 소설 '성스러운 폭력'을 자신 있게 권하니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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