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벗님의 꿈꾸는 작사가가 돌아왔습니다.
유료연재 계약관련으로 한달정도 연중되었으나 해결되어 연재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본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게시판을 새로 파서 재연재 하는거라 조회수가 적네요. 불과 하루 전에 폭풍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주의사항]
1. 박지함과 미래의 연애이야기가 아닙니다. 연애물이 아니라 연예물입니다.
2. 캠퍼스라이프를 주로 한 소설이 아닙니다.
3. 개인적으로 문체가 마음에 듭니다.
4. 연재시간은 착실하게 지키셨어서 괜찮을것 같습니다.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던 예고 출신 박지함. 작사가의 길로 전향했지만 그조차 포기하고 한국대학교 지구교육학과로 진학한다. 지함을 특이하게 여긴 새내기 이미래가 그를 다시 세상속으로 끌어내는데...
- Prologue 발췌 (1~5화)-
한국대학교 사범대에 위치한 '커피연구소'는 점심시간을 지나며 붐비기 시작했다.
공강을 활용해 커피 한 잔과 함께 리포트를 쓰고 있던 박지함은, 옆 테이블에 올려놓았던 책들을 맞은편의 의자로 옮겼다.
그때쯤 카페의 음악이 바뀌었다.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가느다란 남자의 목소리가 노랫말을 읊조린다.
[언젠가 한 번쯤은 말하고 싶었소,
아마 그대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햇살 한 줌 없는 창고에서 했던 그 노래-
우리는 그 골방에서 처음 만났소.]
...
이미래가 작사가 '지함'에 대해 알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6년 전인 그때 그녀는 [편지]라는 노래를 들었고, 지함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머릿속에 새겼다.
그 노래를 부를 때, 이한진이 너무도 행복해 보였으니까. 그리고 그 노래가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이한진을 명실상부한 톱스타로 만들었으니까.
...
하지만 이후로 지함이란 이름의 작사가가 다시 등장하는 일은 없었다. 한 차례, 어느 인터뷰에선가 이한진이 '지함아, 얼른 전역해라'라고 언급했을 뿐.
어떤 이유에선지 '지함'은 완전히 음악 활동을 접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간간이 이한진의 팬카페에서나 듣던 그 이름을 이미래가 다시 듣게 된 것이 2016년 3월 2일- 교육학개론 오리엔테이션을 앞둔 오전의 일이었다.
...
박지함은 눈을 뜬 뒤로 한참 동안이나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간혹 거친 호흡을 몰아쉬었다. 손을 들어 목을 만지고, 턱을 만지고,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때때로 눈살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방을 오랫동안 둘러본 뒤에, 거울 앞에 섰다.
박지함은 무척이나 이상하다는 듯 거울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눈을 가늘게 뜨다가, 입을 벌려보고, 손을 들어본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박지함이라는 사실을.
...
박지함이, 박지함이 아니게 되는 기나긴 꿈이 또다시 그의 밤을 지배했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금 헤어나기 어려운 자아의 혼란을 낳았다.
나는, 박지함이다, 나는, 박지함이다, 나는...... 이미래가 아니야!
박지함은 해일처럼 몰려드는 강렬한 두통에 이를 악물었다.
...
그 몇마디 키워드를 생각한 것으로 타인의 입장을 '꿔'버린다면, 대체 어떻게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냔 말이다.
음악인을 꿈꾸던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최초의 꿈 이후로 처음 꺼내는 노트였다. 햇수로 따시면 벌써 6년 전의 일......
까마득하군. 그렇게 생각하며 박지함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까마득한 과거의 망령이, 왜 다시 눈을 뜨려고 하는 걸까.
이제 음악 따위 잊고 조용하게 살아가려는 내게, 대체 뭘 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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