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란을 한번 쭉 훑고 난 뒤, 요즘 읽고싶은 작품을 찾기가 많이 힘듭니다. 보통 추천란을 많이 보긴합니다만 특이하게 작품을 접하기도 합니다.
정담에서 표지를 직접 제작했다라는 글을 보거나 하듯이 말이죠. 그 표지에 한번 웃어주고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프롤로그가 표지와 매치가 되지 않게 현학적이라 읽을지 고민을 했습니다만, 프롤로그 자체는 곱씹으면 멋집니다.
시대 배경은 2000년대
주인공 한성진은 승계권에서 좀 떨어진 재벌3세입니다. 첫째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막내인, 아버지가 가장 좋아했던 아들. 딱히 후계자도 아니고 그룹을 물려받고 싶은 생각도 없는, 조용히 살고 싶은 주인공입니다.
아버지의 임종 직전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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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과 열여섯 살 차이가 나니 그룹을 물려줄 수는 없다. 그놈 포악한 놈이라 같은 배애서 나온 형제들 것까지 뺏어 먹은 놈이야. 너에게 그룹을 줘봤자 기반을 공공이 하는 큰놈에게 다 뺏기겠지"
"이미 받은 게 많습니다. 아버지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누가 나이 서른에 외제 차, 마당 딸린 집, 건물을 가지고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걸로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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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2세 아버지는 그룹을 주지는 못했지만, 가장 큰 재산을 주인공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밸붕급 전개에 실망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지게 된 소설의 중심이 되는 소재입니다. 작중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지만, 미스테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추리소설을 보는 느낌도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점은 주인공 설정을 잘 했다는 것입니다. 높은데서 사람 부리는게 익숙하다는게 소설 속에서도 잘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똑똑하기도 합니다. 주변인물을 멍청이로 만들어서 주인공을 높이는게 아니란 말이죠. 이 소설의 평가에 가장 큰 점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욕심이 생기는 주인공과, 조금씩 조금씩 나오는 힌트들로 주인공이 꾸려나갈 주된 사업은 어떤것이 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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