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별무리 추천합니다.
재미를 느끼는 부분을 두서 없이 써 보겠습니다.
1. 범선시대의 깨끗한 바다와 은하수가 찬란한 밤하늘을 올려보는 잔잔함, 해상전투의 파워풀함과 해상무역의 이유 알 수 없는 뿌듯함이 순차적으로 다가옵니다.
2. 초반부는 고전 or 온라인게임 대항해시대를 하는 기분이 납니다. 런던에서 시작해서 바사를 타고 도바가서 말린살구 사고... 런던 철광물을 암스테르담에서 팔고... 유리공예품을 사고... 대항해시대 게임 초창기 하는 교역들하고 비슷해서 추억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3. 중반부는 세계 각 지역 문화들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현실 17~18세기가 배경이라 음식, 식물, 동물, 사회풍습 등을 고증하여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단순히 “아, 시간 잘 떼웠다” 하는 수준을 넘어서, 두근두근하는 말초적인 재미와 함게 “이런 동물도 있네.” “이런 풍습도 있네.” 하는 지적인 충족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4. 후반부는 요즘 말로 사이다 재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난 능력 짱짱이야! 독자를 위해서 나를 무시한 다음 죽어라!” 하는 저질 뜬금 사이다가 아니라, 필요와 여건에 따라 엮이는 악당들과, 체계적인 준비와 약간의 운빨로 복수에 성공하고 승리하는 진짜 사이다가 있습니다. 그 과정이 짧게는 20~30회차, 길게는 100회차에 걸쳐서 이뤄집니다...
단점... 은 아니지만, 더 이상 못 보고 넘어갈 뻔한 부분들이 있다면,
1. 주인공이 악당 중 하나에게 당해서 도망치다 노예나 다름없는 부엌떼기로 고생하는 부분... 이 상황이 주인공 정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주인공 태도가 너무 답답해서 5편 정 걍 넘겼습니다.
프랑스말도 할 줄 아는데, 아무 마부나 잡고 영사관이나 영국상회, 협회 등으로 데려다주면 거금으로 보상한다 식으로 설득하면 한명정도는 혹해서 도움을 받을 법 한데... 왜 꼭 부엌떼기로 들어갔는지... 납득이 안 되었습니다. 주인공 선박이 기록으로 남아있을 테니, 영국인을 보호해야하는 영국 영사는 물론이고, 상인이라도 좀만 조사하면 몇 배로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 테고... 어리고 여자라서 불가능했다는 내용은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1200화 읽은 지금까지! 이 부분 빼고는 포기할 뻔한 구간이 단 1개도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이 부분도 좀 건너뛰자, 했을 뿐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2. 종종 반복되는 설명이나 독백구간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기분이나, 현 상황을 되집어보는 파트가 많습니다. 하루 한편씩 보면 느끼지 못하겠지만, 몰아서 볼 때는 3편 전에 했던 말이 또 나올 때가 있어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매회차가 1만자 가까이 되다보니,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도 분량이 적거나 스토리가 멈췄다거나 유료결제 금액이 아깝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상 “바람과 별무리” 추천글입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앞집 철수도 옆집 영희도 뒷집 순이도 동네 똥개 영구도 죄다 가진 상태창에 질린 분과, 돈독과 권력욕에 미쳐서 ‘성공 아니면 죽음을!’ 외치는 야망형 캐릭에게 지친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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