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요즘 입맛에서는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를 작품입니다. 상태창이나 게이트, 성좌같은 것은 일절 없고요 더 나아가 흔히 말하는 D&D설정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장의 호흡도 요즘 웹소설들과 비교하면 많이 이질적입니다. 원래는 이런 작품들은 정통 판타지니, 양산형에서 벗어나겟느니 하는 시도만 남기고 재미가 없어서 묻히는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을 추천하는 것은 이런 독특한 설정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한바퀴 돌아서 외국의 메이저 판타지 소설들이 생각난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위쳐가 생각나는 분위기였네요. 아니면 과거에 TRPG세션들을 모아서 소설로 만들던 시기의 감성도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이런 작품의 공통된 문제점이 초반에 고유명사들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점이 있는데, 그 부분만 넘어간다면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듯한 담담한 이야기가 장점인 소설입니다. 요즘 너무 빠른 전개와 먼치킨에 지친 독자분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기에 적당한 소설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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