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백과 용대운의 작품을 즐겨읽으며 문피아가 고무림이던 시절부터 보던 독자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젊은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트렌드가 변했고 요즘에는 제가 좋아하던 그런 글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때가 되었습니다.
문피아에서 이번에 공모전을 시작하면서 저는 무협의 향취가 듬뿍 묻어나는 진중한 글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희망을 조금 가졌습니다. 오늘 저녁때쯤 문피아 메인에 공모전 베스트 순위를 보니 정말로 무협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북천팔가... 제목만으로는 내용까지는 알 수 없지만 구무협의 향이 물씬 풍기는 그런 제목입니다. 주인공인 은명은 고향인 천서(정확히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지만 북경 이북, 산해관 이남의 북경으로 통하는 관도에 가까운 도시인 것 같습니다.)를 떠나서 절강에서 군문에 몸을 담다 십여년만에 고향에 돌아옵니다. 철방으로 꽤나 이름을 날렸던, 북천팔가의 하나였던 가문은 그 사이에 망해가기 일보직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장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일찍 망치를 놓았고 무인이라고 하기엔 무공도 내력도 부족한 주인공이 어떻게 가문을 일으킬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흔한 도입부를 맛깔나고 깔끔하게 써내려가는 필력이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불러오더군요.
빠른 진행의 트렌디한 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약간 답답할 수 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한줄 한줄 공들여 읽을만한 가치가 보입니다. 독자제현 중에서도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진중한 무협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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