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신은 궁핍에 겨운 인류를 불쌍히 여겨 한 남자에게 용사라는 직책을 수여했다.
용사勇士. 그건, 그는 무언가 특별해서 용사로 선택받은 것이 아니다.
그저 일반적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더 사랑이 많고 용감했을 뿐.
하지만 그 조금의 차이가 쌓이고 쌓여 결국엔 커다란 차이를 만들었으니.
인류에게 있어서 용사라 하면 그들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강한 사람.
가장 고귀한 사람.
가장 위대한 사람.
——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
남자는 어느덧 스스로의 이름을 잊었고, 500년 가까이 용사로 남아 인류를 위해 봉사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자애로운 행로와 다르게 그 말로가 실로 비참하다.
더 이상 곤궁이 무언지 모르는 인간들이 그들의 손으로 용사를 형장으로 이끈다.
광기어린 군중의 외침. 신의 뜻을 따른다는 교도의 외침. 그리고 북소리가 한데 어울리고
모두가 그의 죽음을 기뻐하는 가운데에, 용사라 불리우던 이는 그가 사랑하던 이들에게 목이 잘려 목숨을 잃고 만다.
전반적으로 암울한 느낌을 주는 전통판타지입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