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먼치킨 #아카데미물
주인공 최윤혁은 여러 소설 빙의물 주인공들처럼 작가에게 장문의 악플같은 리플을 남깁니다. 그리고 자신이 보던 소설의 엑스트라 주인공에게 빙의되죠. 설정은 완전 망한 설정, 캐릭터는 듣도보도 못한 캐릭터, 거기에 작가가 언급한 적도 없는 복선이 시도 때도 없이 주인공을 괴롭힙니다.
원 소설의 주인공 도우랴, 작가놈이 숨겨둔 복선 회수하랴, 주인공의 나날은 정신없이 흘러갑니다.
여기까지가 모바일 기준 무려 7P에 달하는 주인공의 댓글이 프롤로그로 깔린 뒤 주인공이 소설에서 활동하는 내용인데, 이것만 보면 무척이나 평범한 아카데미 엑스트라 빙의물로 보이는 작품,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기 있던 트렌디한 소재를 반영한 것과 달리, 작품의 진행은 꽤나 이질적입니다. 국내의 웹소설은 대부분이 일일 1연재가 일반화되어 1화 기승전결 구성에서 복선과 빌드업이 이루어지는 반면, 이 소설은 사실상 1권 분량인 25화 정도에 내용이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1권 전체의 흐름은 깔끔하지만 1편씩 보게 된다면 내용이 꽤나 늘어지고, 일회용 엑스트라에 가까운 캐릭터들을 지나치게 웅장하고 처절하게, 그리고 길게 몇 편에 걸쳐서 보여줍니다.
요즘 ‘라노벨 같다’ 라고 하는 글을 보면 보통 일본판 양판소에 해당하는, ‘소설가가 되자’ 나 ‘알파폴리스’등에 연재되는 소설들의 문체나 진행 등을 말하는데, 이 글이야 말로 진짜 ‘라이트 노벨’... 그러니까 2000년대 초중반에 유행한 소설들에 가깝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개성적인 설정, 사건 흐름과 캐릭터들의 행동묘사에 치중된 텍스트로 주인공을 돋보이게 묘사하는 방식을 보면 ‘풀 메탈 패닉!’ 시대의 라노벨을 보는 느낌이 물씬 듭니다.
저보다 앞서 2분이나 추천글을 써 주셨는데도 이 글을 보시는 독자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이 글이 개성적이라는 것을 넘어 꽤나 취향을 탄다는 반증이겠죠.
배경 설정과 캐릭터들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글 구성 상 연재분을 모두 보시고 나면 일일연재분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늘어지는 스토리에 고통 받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향만 맞는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글입니다. 다만 ‘속는 셈 치고 한번 보자’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되도록 가볍게 보시기를 권장해 드리는 소설, [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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