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물은 한 명의 주인공이 빙환트 해서 그 나라를 개쩌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기본 클리셰입니다. 물론 개인 대신 단체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방법이 대적자를 세워서 대립구도를 명확하게 만들고,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더 편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여기, 두 명의 주인공을 한 번에 등장시키는 대역물이 있습니다. 그것도 비슷한 시대로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도세자와 프리드리히 대왕은, 거의 활동 시기가 비슷하고, 어린 시절 역시 매우 비슷합니다. 둘 다 인격파탄자 아버지에게 고통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엔딩은 서로 매우 달랐습니다. 프리드리히 대왕의 경우, 자국이 유럽 최강국이 될 기틀을 단신으로 닦은데다가 (운빨이 있긴 하지만) 문치적으로도 큰 성과를 내서 독일 최고의 위인 중 하나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결국 영좆에게 살해당하면서 비극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지요.
아마 이 작품의 목적은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빙의한 프로이센과 조선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에 목적이 있을듯 합니다.
조건은 매우 좋습니다. 두 사람이 빙의한 나라가, 각자의 개성으로 그 나라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조선은, 끔찍할 정도로 문약하지만 동시에 근대화 자체에는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유럽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전례없는 강력한 관료제를 유지하고 있고, 인구는 아주 많습니다. (동시기 조선보다 많은 인구를 가진 전근대 통일국가는 중국, 일본 정도로 끝입니다. 동남아, 페르시아도 조선보다 인구가 훨씬 적습니다.) 아마 북벌을 한다면 더 많아지겠죠? 자원과 기후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석유만 없을 뿐이지 한반도는 석탄, 철강, 텅스텐이 모두 풍부하게 나는 땅이고 식량 산출량 역시 많습니다. 사계절이 ㅈ같긴 하나, 적어도 한대/열대 기후보다는 낫지요.
결론적으로, 조선은 프리드리히 대왕 같은 명군이 나왔다면 근대화를 위한 초석을 밟을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정도라면 조선의 윾교 탈레반을 적당히 치우고 강한 국가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프로이센은, 특유의 전투민족 기질이 국가의 비상에 항상 방해가 되어 왔습니다. 당장 프리드리히 본인부터 외교를 쓰레기같이 해 놔서 나라가 망할 뻔했고, 1,2차 세계대전의 깽판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군대가 국가를 지배하며, 전쟁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프로이센-독일의 특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도세자, 즉 이선 역시 이를 해결할 능력이 있습니다. 사도세자가 삐뚤어 진 것은 어디까지나 영좆 때문이고, 그는 전부터 무와 문에 모두 관심을 가졌다는 수재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건 스포지만 이선은 이미 작품 내에서 군재를 한 차례 드러냈으므로 프리드리히만큼은 아니더라도 프로이센을 강국으로 키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유교탈레반에 대응하는 방법을 완벽히 습득한 그가, 유교의 긍정적 면만 프로이센에 이식할 수 있다면 프로이센은 더이상 킬딸충 전쟁기계가 아니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조건이 아주 매력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데, 작가의 필력 역시 완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투트랙으로 가면 독자 입장에서는 피곤할 수도 있으나, 저는 그런 것 없이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이 작품은 투베 1페를 할 저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 부디 연중하지 마시고 끝까지 연재해 주세요. 우리 모두가 감자와 뒤주의 해피엔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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