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작가가 다른 제목으로, 다른 내용으로 연재를 하다가 도중에 중단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난 뒤, 처음부터 다시 연재를 시작한 작품입니다. 그만큼 작가가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이 소설은 회사생활에 회의를 느낀 주인공이 퇴사를 고민하던 시점에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취미였던 낚시를 직업으로 바꾸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이겠지만 그 안에는 주인공이, 혹은 작가가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고민했을 흔적들이 밀도있게 녹아 있습니다.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습니다.
낚시 소설이니만큼 낚시와 관련된 묘사는 차치하더라도 첫화에 등장하는 회사 이야기부터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별명, 가수 어반자카파에서 따온걸로 의심(?)되는 어반자TV의 콘텐츠, 멀티싱커 봉돌 제작, 다양한 요리 이야기 등의 깨알같은 디테일은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멀티싱커 판매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에서의 대한민국 유통문제에 대한 냉엄한 독자들의 댓글은 좀 감동이었지만, 반려묘 베타에게 죽방멸치를 먹인 에피에서는 독자들의 질책을 받은 걸 보면 작가는 고양이 전문가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사람 냄새나는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라 좋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늘 주변을 살피고 나눕니다. 어려움에 빠진 친구, 낚시를 처음 해보는 꼬마, 다양한 사연으로 물고기가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부모님. 나이 먹어 그런가 이 소설을 읽다보면 가끔씩 시야가 흐려집니다.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쉽지 않은 요즘, 제게는 큰 힐링을 주는 선물같은 소설입니다. 제가 느끼는 감동을 여러분들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줄 요약
1. 작가의 정성이 보인다.
2. 디테일의 내공이 놀랍다.
3.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PS. 작가님. 우럭님과 사시미님을 맺어주지 않으시면, 절독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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