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한 인물이 한국전쟁이라는 치열한 시대 속에 12번이라는 회귀를 거쳐 마침내 마지막 회귀 시점에 다다라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이 작품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작가님의 표현력이 자아내는 수려한 문체 때문입니다.
좋은 문체는 독자를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데려가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을 기반으로 이 작품을 볼 때 어느새 독자는 한국전쟁 후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는 당대의 시민들의 이웃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과서에서 읽던 전후를 배경으로 한 한국 문학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다만 단순히 향토적인 분위기 뿐만이 아니라, 총을 맞고 죽음을 맞이하는 공포가 도사리는 삶 속에서도, 결코 메마르지 않는 사람 사이의 정과 가족을 아끼는 사랑이 이 이야기에 담겨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생동감 넘치는 구어체와 방언을 활용하여 극의 분위기를 흑백 사진이 어울리는 시대를 만들어 내시지만 극의 서술 방식은 오늘날의 세련된 방식을 차용하여 ‘잘 빠진 농촌 일기’를 보는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 이기조는 12번의 회귀 끝에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손자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줍니다.
그렇게 시작한 이 이야기는 이기조가 삶의 지혜를 터득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으며 독자들은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는 손자로서 하루하루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맺어질 지, 손자는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지며 내일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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