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특이점이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봅니다. 그만큼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에 가까워지고 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 소설 또한 특이점이 주 소재가 됩니다.
<과학의 지평>은 근미래, 기술적 특이점으로 인해 인공지능이 생산하는 지식이 인류의 지식 수준을 넘어선 시대에, 한 교수가 <위원회>에 추천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기술이 인간의 지식 수준을 넘어서자 인류는 제어할 수 없는 기술에 경각심을 느끼고 <위원회>를 설립하여 민간에 도입시킬 기술과 보류할 기술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 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과학계의 최정상에 있는 일류 학자들이며, 추천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기에 과학자로서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업적입니다. 설정 부분에서는 테드 창의 <인류과학의 진화>가 생각납니다. 특히 공학의 주 분야가 더이상 기술의 생산이 아닌 인공지능이 생산한 기술의 해석으로 바뀌었다는 부분이요.
주인공 장재욱은 불치병에 걸린 자식이 있는 공학 교수입니다. 아들의 병은 낫지 않고 교수 벌이로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몰래 외주받은 사물 가상화 모델링 작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에 가졌던 열정도 잃은 채 시원찮은 연구실적을 내는 그에게 어느날 위원회 소속의 명예 교수가 위원회에 추천해주겠다는 제의를 합니다. 단, 후보는 동료 교수 한 명을 포함해 두 명이고, 경쟁해서 이기는 한 명만이 위원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조건을 걸고요.
경쟁 후보인 신 교수는 전형적인 악역으로, 경쟁 과정에서 비겁한 수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부정행위를 하면서까지 주인공을 방해합니다. 신 교수의 방해행위가 꼬이고 꼬여 문제를 악화시키면서, 주인공은 표면적인 상황은 좋아지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여기까지가 약 5화까지의 내용입니다.
최근 문피아에 SF붐이 불고있는지 공모전 전후로 재미있는 SF물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모두 개성있고 재밌지만, 이 소설이 다른 SF물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양면적인 모습을 가진 매력적인 주인공을 들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 장 교수는 공학이라는 학문에 열정은 남아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능력으로 그것을 붙잡는 데는 성공하지만, 한편으로 자신이 욕했던 신 교수처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정해져갑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열정과 그걸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사수하기 위해 타락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다소 심심하다는 평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몹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추천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재밌게 읽어도 잘 쓰지 않는데 간만에 찾은 취향에 맞는 작품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안타까워 추천해봅니다.
그런데 프롤로그를 다시 정독해보니 주인공이 장 교수라고 생각했는데 아닐 수도 있겠네요... 수정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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