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목에 거부감이 심했습니다. 아주 심했죠.
미래를 읽는다잖아요? 줄거리 보니 미래의 자서전을 읽는답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세상에! 미래를 다 읽고 길흉화복 다 아는데 실패하는 놈이 미친놈이지! 실패하기도 힘들겠다! 뭐야 이 뻔한 불쏘시개는?
그런데 불쏘시개에 추천글이 있더라고요. ‘취향특이한 양반의 추천글인가?’ 호기심이 동한 필자는 한번 클릭해 봣습니다. 선작은 7천이 넘고 조회수가 1만이 넘더군요? ‘미친거 아냐?’ 하고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불쏘시개라는 선입견보다 더한 고집이 있었기 때문에 독자통계율도 살펴봣지요. 어쩌면 보지않을 핑계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만큼 읽기 싫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남성층 대략 87% 여성층 대략13%. ‘40회가 넘었는데 말인가?’ 흔히 볼 수 없는 비율입니다. 문피아에서 여성독자가 읽는다는 점은 몇몇 형태가 있습니다. 여자들 다들 아시잖아요? 예쁜거 좋아하고, 연애물 좋아하고, 행동자체보다 심리에 치중하죠. 그러나 한가지 특기점이 있습니다. 어지간한 문장력은 거들떠도 안봐요. 여기에 관해서는 대단히 까탈스럽죠. 저는 문피아에서 남성층9:여성층1 쯤의 독자통계율이 최상의 비율이라 봅니다. 여성층이 20%넘으면 거의 십중팔구 로맨스물로 흐르니까요.
그러나 연령층은 20대는 적고 30대고 적으며 40대가 높고 50대도 살짝 높더군요. 저는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20대가 안본다. 캐쥬얼하거나 신박하지는 않다는 뜻이고 참신하게 어필되지 않으며 30대가 높지 않으니 그 어필은 호불호가 강한데, 40대가 높으니 읽다보면 쭉 읽어지고, 50대가 높으니 이야기가 무겁거나, 운치가 있다?’ 여러모로 이상한 소설이 조회수 1만이라? 그래서 결국 읽었습니다. 그 때까지도 ‘속는셈치고 읽는다.’ 라는 느낌이었지요.
각설하고 그래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이 작품은 독자타겟층이 굉장히 넓습니다. 기업물+직업물+작가물+일상물+로맨스의 향기에 미래를 알게된 것과 더불어 미소짓게 만드는 개그코드까지. 두마리 토끼도 어려운데 대체 몇마리를 잡으려는 걸까요? 주인공이 출판사 직원으로 나와서 이런 독자타겟층을 모두 잡으려 합니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강하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물론 한우물만 파는 전문 직업물이나 전문 작가물에 비하면 가볍지만 모든 것을 다 잡으려는 목표설정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무엇보다 특기할 점은 이 주인공은 미래를 알지만 아주 가까운 미래만 알게 되고요. 무턱대고 성공하는게 아닙니다. 미래를 알아도 주변인들을 설득시키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어요.
미래를 알고 대박날 작품을 압니다. 그걸 출판하면 잘 될거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혼자서 뭘 할 수 있죠? 작가도 아닙니다. 결제를 받아야 하고, 왜 그 작품이 뜨는지 알려야 합니다. 이것이 이 작품의 뛰어난 점입니다. 무턱대고 갑질이나 능력팔이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죠.
발버둥치지 않으면 미래를 알아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총 몇번 쏴봣다고 총기제작이 그냥 이루어지는 작품들이 넘쳐나는데 비하면 굉장히 이질적이고, 때문에 긴장감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분명히 생각했습니다. ‘미래를 아는데 어떻게 실패를 해? 그러기도 힘들겠다!’ 어쩌면 나는 수많은 갑질물과 현실성 없는 작품들을 그려려니 넘어가다보니 장르판은 원래 그렇다며 포기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작품도 약점은 있습니다. 상기하다시피 직업물임에도 드라마 ‘미생’ 까지의 직장을 그리지는 못합니다. 작품을 깊이깊이 파고 들어가면 직장인들이 헛웃음이 나올 장면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아주 즐거운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독자타겟층의 저변이 너무 넓기 때문에 앞으로 이 작품이 어디를 향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현재를 기준으로 추천해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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