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옴니버입니다.
서촌 작가님의 배우물 <애드립의 신>에서 슈퍼한 재미를 느껴 초장문 추천글을 쓴지 벌써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났군요.
문피아에서 재밌는 작품을 찾는 건 제 라이프 워크라고 생각하는지라, 그후에도 끊임없이 맛있는 글을 찾아 투베를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추천글 쓰기도 전에 로켓처럼 떡상한 데프프픗 작가님의 <아우터 갓이 되어버렸다>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와 노선의 신작을 최신화까지 싹싹 핥아먹던 저는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PT를 마치고 돌아온 지친 영혼을 고양시키는, 존나게 유쾌한 아카데미물을.
재밌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조회수가 떡상하지 않은 소설을.
그럼 이만 각설하고.
이번에 소개해드릴 소설은 BBing 작가님의 <돈으로 해결하는 아카데미 생활>(이하 돈카데미)이고요, 현재 18화까지 연재되었습니다.
문피아에서 고이고 또 고인 독자제현께선 다이소 비스무리한 표지와 제목을 보자마자 아셨을 겁니다.
‘아, 대충 돈으로 다른 재능충들 찍어누르는 이야기겠구나. 자주 봤어.’
그렇게 생각하신 당신!
.
.
.
정답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갈! 이미 내용과 전개가 뻔한 소설을 노부가 어찌하여 읽어야 하는가!’ 라고 객잔의 블랙 컨슈머처럼 노호를 발할 분도 계시겠지요.
그러니까 어서 츄라이의 다섯 글자로 요약 가능한 제 주장을 좀 더 풀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소설은 돈빨로 아카데미에서 수많은 재능충들을 좌절시키며 주인공이 승승장구하는 이야기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일반적인 웹소설은 ‘재밌다’와 ‘기분 좋다’로 구성되어 있고 상기의 플롯은 후자를 정말 정말 잘 만족시켜주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웹소설은, ‘기분 좋다’에 더해 그 작가가 믹스하는 ‘재밌다’가 뚜렷한 작품입니다.
이 점에서 돈카데미를 쓰신 작가님은 정석의 정석으로 단련한 투구 폼으로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지혜롭게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환생자가 생각보다 흔한 세계에서, 자신의 특별함이 약간이지만 희석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주인공.
그가 타고난 축복은 바로 ‘제 값을 지불해 그자리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돈만 있다면 강해질 수 있지만 돈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능력.
다른 환생자에 비하면 좀 어딘가 나사가 빠져 보이는군요.
심지어 값진 물건을 헐값에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쪽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상점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유통과 재고를 무시하고 구해올 수 있을 뿐.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저희는 알고 있지만 미개한 중세 월드 야만인들은 주인공을 무시하지요)
어쨌든, 환생자의 존재가 공공연히 알려진 세계관인지라 어릴적 납치될 위기를 겪은 그는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원하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됩니다.
......네, 여기까지 굉장히 익숙한 흐름이죠?
그럼 돈카데미는 다른 소설과 뭐가 다를까요?
이 소설의 세일즈 포인트는 그야말로 돈의 망령이라 부를 수 있는 주인공이 펼치는 그레이트한 인성질입니다.
초반에 다른 환생자 갈구고 야부리를 터는 장면만 봐도 싹수가 보이는데 최신화부터 5화 구간, 그러니까 14~18화에서 3학년 교실에 여왕벌처럼 군림하는 3학년 선배를 끌어내리는 부분은 가히 사이다를 넘어 과탄산소다를 들이켜는 것만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유쾌한 사이다 아카데미 웹소설에서 허락되는 선을 결코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주인공은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미개한 환생자와 중세 월드의 순박한 십대 소년소녀에게 지독한 지구인(한국인)의 악의를 보여줍니다.
아이들의 놀이터에 뛰어든 어른이 칼춤을 추면 정말 못할 게 없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따름입니다.
참고로 저는 17화까지 본 시점에서 제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헨델의 메사이아를 듣는 것도 아닌데, 주인공의 인성질 하나만 보고요.
너무 길어지면 뭐라 하실 테니 추천글은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으니까 어서 츄라이!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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