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지나칠 만한 수준의 글은 결코 아닙니다.
작가는 방대한 경전의 섭렵과 무협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은 문체로 이 사수취상이라는 문제의 글을 나아가게 하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작가의 빼어난 공력은 숱한 번민과 글에 대한 애착을 통해 다져진 것이며 가진 재능에 더해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에게 실망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순도는 마치 어린아이의 눈망울처럼 티 없이 맑은 것이었습니다.
비록 약간의 티가 섞였더라도 그것은 지나치게 독자를 사랑한 작가의 어여쁜 실수라 하겠습니다.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소설 속 주인공 두견준의 성격은 마치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하나씩 품었음 직한 잘 벼린 검과 같은 것이어서 오히려 독자가 주인공보다 먼저 주인공을 알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무협의 전형적인 틀을 갖춘 이 소설을 천천히 읽어 나간다면 우리가 걷고 싶었던 길을 주인공과 함께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론 슬픈 건반 위를 걷는 듯 가슴이 저미더라도, 선명하게 심장을 찔러오는 무협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사수취상에 관한 보고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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