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악하지만 타겟에 충실한

선독점 공포 쯔꾸르 생존기

글

파급효과

안녕하세요?

이전에 눈 떠보니 전장 한복판이라는 소설을 추천한 후 쓰는 두번째 추천글이네요.

이번에 추천드릴 웹소설은 '공포 쯔꾸르 생존기'라는 소설입니다.

I. 개요

이 소설은 쯔꾸르 게임을 소재로 만든 소설입니다.

쯔꾸르는 "만들다"라는 뜻의 일본어인데, 옛날에 1990년대에 컴퓨터를 이용해서 간단한 RPG게임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RPG 쯔꾸르라는 툴이 나오고 일본과 한국에서 인기를 끌어서 다양한 RPG 게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컴퓨터 사양이 좋아지면서 RPG 장르에서는 3D 게임이 유행을 타게 되어서 위 툴은 원래 용도로는 이전만큼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대신 간단한 그래픽과 2D로도 제작할 수 있는 공포게임 장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시키기 위한 도구로 쓰여져서 다양한 참신한 공포게임이 나왔습니다.

이 소설은 쯔꾸르게임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비현실'이라는 공포게임을 설치했다가 게임 속에 들어가게 돼서 공포게임 주인공이 되어서 다양한 게임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쯔꾸르게임 특성상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줄거리를 말씀하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랍니다.)

II. 장점

구매수로 봤을 때 인기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조회수가 300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도(200 언저리네요) 매화 30개정도의 추천을 받고 댓글이 5개 이상 꾸준히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10개씩 달리는 에피소드도 있었네요.

즉, 읽는 사람은 적은데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유사한 예로 다른 장르이지만 까다롭스키 작가의 "고종 군밤의 왕"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보통 웹소설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소위 '성공공식'에 따라 다른 소설에서 성공해서 대박이 난 설정(회귀, 이혼, 재벌, 상태창, 북부대공, 치트키, 상속 등등)을 차용해서 새로운 소설을 읽더라도 어디에서 읽은 느낌이 나고 뒤의 내용이 예상되어버리는 문제가 있는데

이 소설은 기존의 쯔꾸르 공포게임의 기믹을 차용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런 기존게임을 비틀거나 다른 공포게임과 섞어서 기존게임을 플레이해본 독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를 해서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게임오버와 저장, 불러오기, 상태창과 아이템상점 등 RPG게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있지만 기존 웹소설들과 달리 상태창이 주인공을 절대자로 강화시키거나 치트키처럼 작용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주인공과 동료들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도구로 쓰이며, 상점을 통해 주인공의 능력이 강화되는 부분이 있지만 '공포게임'이라는 소재 내에서의 허용범위 안에 들어서 그런 능력으로 밸런스가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게임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게임오버당한 후 체크포인트로 돌아와서 게임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도 쯔꾸르 공포게임을 직접 해보는듯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III. 단점

구매수 얘기로 돌아와서, 충성도가 높은데 구매수가 낮다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호불호가 심하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예시로 들은 까다롭스키 작가의 고종 군밤의 왕이 독특한 문체와 기존 대체역사소설의 성공공식(국뽕, 세계정복, 서구화, 산업화)과 다른 방향(유교, 선의, 동양의 전통, 평화와 공존)의 내용전개로 호평을 받았지만 문체의 장벽과 사이다의 결여로 많은 독자수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쯔꾸르 게임 특유의 감성을 잘 살렸지만 그 이외의 면에서 기존 웹소설의 성공공식을 따르지 않았고 문체도 웹소설보다는 2010년대 유행하던 라이트노벨과 유사해서 진입장벽이 높고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작가가 전업 소설가가 아니라 고등학생이셔서 '많이 읽히고 구매될 수 있는 소설'보다는 '내가 써보고 싶은 소설'을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느낌이지만, 작가님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지점(쯔꾸르게임의 추억)이 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캐릭터의 조형, 말투, 문체는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트릭이나 기믹을 참신하게 만들고 어릴때 재밌게 했던 쯔꾸르게임 특유의 감성을 잘 살려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IV. 추천드리는 독자층

1) 저처럼 쯔꾸르로 만든 공포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한 추억이 있는 분들께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그리고 라이트노벨을 좋아하거나 10대 중후반의 남학생들도 이 소설의 취향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이혼, 재벌, 절대자 말고 다른 소재의 웹소설을 체험해보고 싶다 하는 분께도 추천드려봅니다.

저는 주로 게임소설을 읽지만 대체역사(고종 군밤의 왕)나 SF(철수를 구하시오)소설 등 다른 장르 웹소설을 읽어보면서 신선하고 재밌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어서 쯔꾸르게임을 해본 적 없는 분도 이 소설과 코드가 맞는다면 재밌게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오글거리는 문체나 일본소설ㆍ게임, 라이트노벨 등에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 고구마를 싫어하시는 분께는 안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니 추천글로 인해 관심이 생겼더라도 위에 적은 단점들을 참고해서 읽어볼지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

[소혜야아]

주인공이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재미는 있음. 취향을 좀 타긴하지만 취향만 맞으면 계속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함.

[Tinahan]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