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플롯은 아카데미물의 구성과 많이 닮아있으면서도 판타지의 전통적인 요소인 마탑이라는 배경을 살려서 등탑물의 속도감을 더한 느낌입니다. 또 작품의 설정이 꼼꼼하게 짜여 있어서, 1층부터 시작하는 주인공이 정말로 마탑을 오르고 마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는 게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반대로 마법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신성력과 교단의 존재로 인한 크고 작은 갈등구조의 설정도 좋았습니다. 거기에 약간의 제한된 정보를 풀면서 이런 배경의 내막에 대해 추측을 하게 만드는 점 역시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장소설답게 인물들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완전히 처음 보는 캐릭터성은 아니었지만 각자가 관계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과정, 꿈을 좇거나 찾아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어떤 새로운 마법을 배우거나 기술적인 성취를 이룰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지가 기대가 되었습니다. 또 과거의 아픔, 자신의 부족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소설에서 인물들이 보여줄 많은 부분들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아재개그가 많은 분들의 발목을 잡았고 잡을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고 봅니다. 저는 아재개그가 좋았지만 취향차이 때문에 1~5화 쯤 보시고 괜히 봤네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재개그는 사라질 것 같지도 않고 아주 특별한 계기 없이 사라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의 아재개그는 주인공의 지팡이가 검인 것처럼, 주인공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이 진행돼가면서 이런 점이 설명이 되기 때문에 조금만 참고 보신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 저는 어떤 독자분의 아재개그 댓글이 웃겼었는데, 소설에서 댓글의 아재개그가 나올 때는 오히려 감동적이었습니다.
나아가 주인공 말고도 다른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식상하네 어디서 봤던 거네 혹은 유치하고 찌찔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지팡이가 검인 것처럼 이야기와 사람은 다 각자의 고유성을 가지고 나아간다고 봅니다. 그래서 때론 비슷해 보일지라도 때론 부족하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이 소설은 자기 색을 잘 찾아가고 있는 재밌는 소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추천글을 쓸 때마다 한편으로는 작가님께 오히려 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은 아재개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댓글도 있어서 마음이 더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독자가 소설을 비판할 수도 있고 의견을 드러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설에는 응원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추천글이지만 소설은 모쪼록 재밌게 좋은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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