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길은 조국이 다른 세명의 주인공들이 전운이 감도는 대륙에서 각자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웅을 겨루는 대서사시입니다. 판타지판 삼국지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중세시대 유럽풍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마법이나 오러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인간의 힘과 지략만을 겨루는 작품으로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나 정말 박터지게 싸웁니다.
세명의 주인공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첫번째 주인공인 이스진은 에브칸트 왕국의 젊은 장군으로 주인공답게 출중한 무위와 천재적인 지략을 갖춘 재능넘치는 인물이지만 가장 힘겨웠던 시절 손을 내밀어준 은인이며 왕국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재상 라브라일의 충실한 수족노릇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워낙 재능이 뛰어나 어린 나이에도 수많은 전쟁에서 갖은 공훈을 세웠지만 여러가지 번민과 상처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길을 뚜렷히 정하지 못한 인물로 미망에서 깨어나서 자신의 길을 똑바로 걸을때 다른 주인공들과 같은 위치에 설수 있을것 같습니다.
두번째 주인공인 발란티아 제국의 황태자인 다슈에르 라켄 발렌티어드는 유지를 이어받은자, 계승자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큰형인 제국의 전 황태자 칼 루벤더스 발렌티어드가 15년전에 귀족과 황제의 견제를 받으며 왕국침공전쟁을 진행하던 도중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황태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피바람 부는 황궁의 암투에서 살아남아 그 자리를 이어받은 다슈에르는 칼의 정치적 후계자라고 할수 있습니다. 칼이 살아생전 꿈꾸던 문벌귀족이 득세하는 제국의 개혁과 대륙의 통일이라는 유지를 이어받은 다슈에르는 그렇지 않아도 전운이 감도는 대륙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 볼수 있습니다. 다슈에르의 꿈을 이루려면 궁극적으로 다른 주인공들의 조국을 정복해야 하니까요.
마지막 주인공인 쿠쟌의 대토후 알테어 바르긴 라샤는 변혁을 꿈꾸는 자입니다. 예전의 영광을 잃어버리고 쇠락해가던 일족인 바르긴 라샤에게 쿠쟌의 권력의 정점인 이문다할이라는 옛 연광을 되찾아 주었지만 그에 만족하지 않고 신과 사막에 속박당한 조국, 이문다할이 권력을 독점하여 발전이 없는 쿠쟌에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세가 모자라서 발톱을 숨기고 게으른 한량 노릇을 하는 잠룡입니다. 본인이 이문다할의 일원인 일족의 수장이지만 이문다할만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쿠쟌의 지배구조에 큰 불만을 갖으며, 신이 지배하는 쿠쟌에서 신을 불신하는 알테어는 천성적인 개혁가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 세명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조국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정적을 물리치며 기반을 닦고 세력을 불리며 종국에는 국가의 존망을 걸고 거대한 한판을 펼치는게 대륙의 길의 큰 흐름이라 볼수 있습니다. 대륙의 길은 서사시이며 군상극 답게 주인공들외에도 조력자나 정적들 중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넘치고 크고 작은 전투와 전쟁에서 전술과 전략을 굉장히 실감나게 묘사했으며 전술과 전략, 음모와 협잡, 정치에서 정쟁과 암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큰 재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치밀하게 잘 짜여진 대서사시를 즐기고 싶은 분들, 오러와 마법을 배제한 중세시대 느낌의 인간의 전쟁을 원없이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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