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물, 헌터물, 피폐물로 뇌를 혹사시키던 어느 날,
간만에 농사물, 귀촌물로 ‘정화’를 좀 해야겠다 싶어서 읽어봤습니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회사에서 짤린 20대 후반 직장인이
할아버지(도깨비지기)가 돌아가시고 땅을 물려받았는데,
대를 이어 도깨비지기가 되고 도깨비와 교감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도깨비가 농사에 도움을 주고, 주인공은 적절한 ‘보상’을 통해 꿀을 빠는 내용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다 아는 맛이구만- 같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데 말이죠,
농사물도 클리셰라는 게 있잖습니까?
정령이라든지, 요정이라든지... 심지어 동물도 곤충도 농사를 도와주죠.
그런데 이 작품은 도깨비가 농사를 도와주는데 이게 진짜 신의 한 수인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가 요정이 뭘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잖아요.
‘도우미’에 대한 보상은 전적으로 작가의 선택에 따라 달렸지요.
그런데 도깨비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한국인들이 구전설화 등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깨비의 노동에 대한 ‘알고 있는’ 보상을 해 주는 점이 이 작품이 질리지 않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메밀 묵 좋아하잖아!’
‘술 좋아하잖아!’
라면서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훈수 두는 마음으로 훈훈하게 지켜볼 맛이 난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정말 질리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 같아요.
그리고!
이 작품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작은 도깨비, ‘화화’에 대한 묘사가 정말이지 압권입니다.
세상에... 너무 귀엽습니다.
말도 안 하는 손바닥 만한 도깨비가 몸짓과 표정, 행동 만으로 작품을 씹어 먹는데,
작가님의 표현력을 통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처럼 그려집니다.
정말, 개인적으로는 화화 하나 만으로도 힐링물 GOAT급입니다.
제가 추천글을 여태까지 두 개를 썼는데요,
첫 추천작은 갑자기 연중되서 PTSD가 좀 있기에 망설였습니다만.
이 작품 만큼은 제발 크게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웹툰도 나온다면 진짜 꿀잼각이 보여요.
저도 글쟁이로서 간만에 ‘힐링글’은 이렇게 써야지라는 걸 한 수? 아니 두 수, 세 수는 배우고 갑니다.
생활에 지치신 분들, 일독을 권합니다.
찬성: 
반대: 
문피아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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