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왜 무협을 읽으십니까.
여러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에서 느끼기 어려운 뽕맛을 느끼기 위해서” 역시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하는 사회의 불합리함, 제대로 징벌받지 않는 악인,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볼 때 우리는 분노를 느낍니다. 소설에서나마 불합리함이 해소되고 악인이 징치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카타르시스, 소위 말하는 뽕맛을 느끼게 되죠. 여기 죽여야 할 때 죽여주고, 터트려야 할 때 터트려주는 무협소설 태평겁란을 추천합니다.
시원시원한 주인공, 시원시원한 전개
서른 일곱 평생 글공부만 하던 유자원은 제국 최북단 망향소에 유배나 다름없는 파견을 당하고나서야 자신이 무공에 엄청난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본래부터 반골 기질이 충만한 주인공은 마적단의 침략을 계기로 광폭적인 행보를 걷습니다. 이 반골 기질이 주인공의 약점이자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무공 조금 익혔다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단순하지만 투철한 정의관을 마치 불도저처럼 관철시킵니다. 쓸데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쳐낸 빠른 전개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뛰어난 밸런스
이런 사이다 먼치킨류 웹소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인공의 능력과 그가 겪는 역경, 고난의 밸런스를 잡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다가는 무지성 원패턴 소설이 되기 십상이고 또 반대로는 뽕맛을 느끼러 왔다가 답답함만을 느끼고 돌아가기 십상입니다.
아직 연재 초반이지만 이 작품은 그 사이의 긴장감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망향소 에피소드를 예로 들면 마적단을 쓸어버리는 주인공의 모습에 쾌감이 느껴지면서도 한 개인의 능력만으로 모든 사람들을 지킬 수는 없다는 좌절과 괴로움 역시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현실에 기반한 상상력
무협은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 속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에 기반하여 상상력을 펼칠 때 독자들도 소설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평겁란 세계관 속 무림의 모습은 분명 판타지이지만 현실과 닮아있습니다. 돈으로, 권력으로, 무공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각종 부조리함. 특히 무림맹 입부시험 에피소드의 면접 장면은 마치 현실의 기업 면접장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리얼함이 느껴졌습니다.
마치며
간만에 보는 무협 수작입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무협의 뽕맛을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글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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