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후로스트님의 신작인 변방의 외노자를 발견하게 되어, 오랜만에 전작인 은둔형 마법사를 정주행했습니다. 완결이 된 글을 막힘없이 읽어나가니, 연재 당시에는 온전히 느끼기 힘들었던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수가 없더군요. (확실히 연재물의 포맷에 적합한 글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물론, 문장 하나하나가 낭비없이 활용되어 작가님이 말하고싶은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있게 만들어 냅니다. 조연하나, 소재하나에도 반드시 이야기에 나오는 이유가 있으며, 그 모든것이 짜임새 있게 작은이야기를 구성하는 것 또한 놀라울 정도로 완벽합니다. 결말과 설정에 대한 고찰을 심도깊게 한 후에야 쓰여질 수 있는, 최근 문피아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완결성을 가지고 있는 글 입니다. 현재 문피아에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빛나는 재능을 가지신 이야기꾼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주인공을 통해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것은 소재에 따른 글의 특징일 뿐이지, 이 글 자체가 폄하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마법과 SF의 중간쯤에 위치한 매력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매력이 이야기의 초반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읽어나갈 수록 그 매력적인 설정들이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펼쳐지며, 단순한 킬링타임용 소설이 아닌, 하나의 작품을 읽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문피아에 범람하는 용두사미식 글들 사이에서 지쳐계시다면, 꼭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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