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임. 그녀는 어찌 되었느냐?”
의정대군의 눈이 가느다랗게 떨렸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대군은 주먹을 꽉 쥐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죽었습니다.”
“뭐?”
“그 날, 벼락을 맞고 즉사했습니다.”
서임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설 뻔한 몸을 애써 붙잡았다. 하지만 흔들리는 시선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진짜 죽었느냐?”
“그렇습니다.”
머릿속이 터져나갈 지경이었다.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 내 몸이 죽었다고? 그럼 나는 어찌 되는 거지?
“데려오너라.”
“네?”
세자의 말에 대군이 놀라 되물었다. 서임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되는대로 내뱉기 시작했다.
“죽었다면 그 시체라도 데려오너라. 내가 직접 확인을 해야겠다.”
“저하. 이미 죽은 사람이옵니다. 죽어서 장례까지 모두 치렀습니다.”
“그럼 그 무덤을 파서라도 데려오너라.”
“저하... 꼭 그렇게까지 하셔야겠습니까?”
“그렇게까지 해야겠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세자의 태도에 결국 대군은 자신의 주장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허나... 가난한 천민들이라 무덤 쓸 땅을 따로 정하지 않고 되는대로 묻어버리는 탓에...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상관없다. 얼마가 걸려서든 찾아서 내 앞에 가져오너라.”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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