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을 보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게 재밌어서 봅니다. 아이템파밍이나 경험치노가다를 하지 않아도 게임캐릭터를 육성하는 뿌듯함을 느낄수 있어서 자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인공의 성장곡선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임시스템을 채용한 소설 혹은 게임판타지를 많이 읽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게임카테고리를 둘러보다가 조금 색다른 게임판타지를 찾았습니다. 은비밀님의 리얼리티reality 입니다.
줄거리는 난이도는 쉬운 반면 게임진행이 너무 느려서 사장되어가는 가상현실게임을 주인공 이안이 클리어하게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게임성은 있었느나 모두 지쳐떨어져 관심이 떨어진 그 게임이 클리어되면 유저들의 플레이기록을 바탕으로 버전업이 되는 시스템이었던 거죠.
이렇게 버전업이 된 게임은 이전과는 다르게 난이도가 엄청 높고 유저 인터페이스가 최소화된 형태의,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는 엄청 불친절한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여기서 첫번째 재밌는 점이 나오는데요. 유저가 자신의 능력치를 볼 수도 없고 정해진 육성방향이 없기 때문에 이를테면 나는 고오급 검술을 익힌 소드마스터라 소드익스퍼트인 너는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같은 극혐전개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초능력은 마나, 마법, 이능 세종류가 있는데 마나 한가지만 봐도 헌터x헌x 처럼 6가지 타입으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운용법이 개개인 마다 달라서 내용이 어디로 튈지 예측이 안되서 전투장면이 엄청 입체적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약해요!! 이게 두번째로 좋은 점인데 버전1을 가장 오래 플레이하고 공략해낸 플레이어임에도 버전2에서는 아직 중상위권? 정도로 약하다는 점이 좋아요.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는 주인공보다 싸움을 잘하는 유저도 있고 다른 게임에서 활약하던 유저도 있고 길드를 통해 이미 세력을 이룬 유저들도 있습니다. 주인공의 장점은 싸움을 잘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도 아니라 버전 1을 공략해낸 문제해결능력에 있다는게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는 주인공보다 싸움을 잘하는 유저도 있고 다른 게임에서 활약하던 유저도 있고 길드를 통해 이미 세력을 이룬 유저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강점을 가진 네임드들 사이에서 주인공이 문제를 힘으로 풀어내는게 아니라 꾀를 써서 헤쳐나간다는 점에서 고전판타지같은 느낌도 듭니다.
세번째 장점은 이러저러한 복잡한 설정에 제한이 있음에도 글을 부드럽게 이끌어나가는 작가님의 필력에 있어요. 게임소설을 쓰는 데에 있어서 주인공이나 스토리 보다도 게임 그 자체에 작가님께서 고민을 많이 하신게 팍팍 느껴집니다. 아직 진행이 많이 안돼서 판단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저한테 지금 문피아에서 게임판타지 하나만 골라달라고 한다면 리얼리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지금 잠시 연재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가님이 금토에 올린다했는데 안올라왔다는... 뭐 추천글 올리면 다시 올라오겠죠? 일어서라 핫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험기간인데다가.. 내 자소서보다 길게 쓴 것 같은데...
Commen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