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그레고리 잠자까지 거슬러올라가지 않더라도 주인공이 곤충이나 비슷한 인간 외 존재로 변하는 소설은 의외로 꽤 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의 최하위에서 포식자들과 싸워가며 더 상위의 인간과 흡사한 존재로 변해가는 내용은 '거미입니다만' '그린 스킨' '레벨업하는 몬스터' 등에서 이미 익숙한 내용이죠.
젊은 나이에 객사한 주인공이 눈을 떴을 때 그는 lv.0 사마귀가 되어 있었습니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진딧물을 잡아먹었다가 공생관계인 개미한테 찍혀 사투를 벌이죠. 강적을 잡아먹으면 강적의 특징을 얻는다는 설정은 유니크하진 않지만 재미없을 수 없는 장치입니다.
풍뎅이 뒤통수를 치다가 톱사슴벌레 어그로를 끌어서 필사의 추격전을 벌이거나 개미지옥으로 숨어들어가 개미귀신을 잡아먹는 이런 스토리가 재미가 없을수가 있겠습니까.
매력적인 히로인도 등장합니다. 여왕개미(미소녀, 토끼풀 씹어서 포션제작 가능)입니다. 워리어계열 남자주인공과 메이지계열 여자주인공의 왕도 콤비입니다.
이런 소재를 작가는 경쾌한 필치로 템포 좋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재는 취향을 탈지도 모르겠지만 소설은 답답한 부분 없이 슉슉 진행되기 때문에 가볍게 읽기 좋아요.
추천글이지만 최대한 중립적으로 쓰기 위해 아쉬운 점을 좀 적자면 인터넷 개드립 요소가 호불호를 탈 수 있다는 거랑 전개가 고속이다보니 주인공 성장이 너무 빠르다는 것 정도네요. 언제까지 곤충들이랑 투닥댈수는 없긴 하지만... 사람이랑 의사소통 하기 시작하면 장르가 아예 변해버리니까요. 그래도 최신화에서 살짝 보여준 다양한 인외종들이 섞여 있는 세계관은 일단 저에겐 흥미로웠습니다.
어쨌든 초반부 곤충 생태계에서 포식자들과 생존투쟁 하는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무료기도 하니까요. 가볍게 낄낄대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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