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작가 “오늘도요”.’
이 설핏 광오한 단언에 심기가 불편한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취향이란 본디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것이고 순위란 어떠한 기준에 선별되어 선택되는 것이니,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우매한 주관 아래 매겨진 ‘최고’라는 평가는,
여느 독자의 취향이 그렇듯이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내가 그를 이토록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닌 그가 내는 작품들이 모두 내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독특한 설정, 매력적인 인물, 잔혹한 절박함과 디테일한 묘사까지.
만일 누군가 내게 이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해 달라고 말했다면,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무시받던 천재가 기존의 체제를 깨부수고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라고.
만약 누군가 내게 이 소설의 장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면,
나는 손가락을 꼽으며 중얼거렸을 터다.
‘독특하면서도 디테일한 세계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 매력적인 유리아 누나와 이색적인 마법 주문들 그리고... 셀 수가 없는 걸?’
그러나 누군가 내게 이 소설의 단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물었다면,
나는 차마 자신있게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망설였을 것이다.
어찌 완벽이 없는 이야기라는 분야에 흠 잡을 곳이 없겠냐만은,
나만은,
이 작품이 문피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명작이라 여기는 이 우매한 독자는
도저히 이 글을 읽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무료 베스트라는.
문피아가 내세운 최고라는 작품들 앞에서 몇 주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을 수밖에 없었던 나는,
결국 과거의 최고들을 뒤척이다 깨닫고 말았다.
‘1년정도 묵히면 다시 읽어도 재밌다!’
그렇게 오랜만에 되찾은 몰입의 기쁨에 묻혀 읽다가 이 작품이 연재 당시 잦은 지각 때문에 많이 부진했었다는게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이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이 작품을 읽었던 이들에게도 다시 한 번,
일독一讀을 권한다.
약간 스포 주의
-주인공 백준우는 마력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초반에 가장 재밌었던 이야기는 깝치는 노마드 대원을 바라보며 딴생각 하자 죽일까 말까 주먹을 쥐락펴락하는 것으로 지레짐작해 다들 안색이 새파래지던 에피소드.
-가장 인상깊었던 배경은 바위보다 무거운 물에 잠긴 유적지로, 물 위를 걸어다닐 만큼 무거워서 퍼낼 수 없기에 유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기다림의 계단’.
-재밌었던 설정 중 하나는 기혈마법과 서클마법의 차이점, 그리고 각각의 특색과 매력. 나도 한 번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력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있는 사람’과 ‘자신이 내뱉은 말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설정이 실제 그러한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유리아. 자신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충격받을 법도 한데 ‘나중에 보자’ 며 웃는 털털한 모습이 멋있었다.
Commen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