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체역사물이라는 장르의 특성 중 하나는 주인공의 무결성이 다른 장르보다 요구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하나에 빙의하거나 그 인물로 환생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그런 무결성에서는 어느정도 자유로운 소설입니다. 주인공인 베리톨트는 작가가 만든 가상인물이니까요.
주인공은 1차세계대전 말기 패색이 짙던 독일군 소위로 빙의합니다. 참혹하던 참호전에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다가 세계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히틀러를 구하게 되죠.
히틀러 뿐만 아니라 다른 부상병들도 살린 공적으로 영웅이된 주인공은 자신의 입지를 이용해 나치의 태동과 제2차세계대전을 막겠다 다짐하는 것이 이 소설의 시작입니다.
이 소설의 특징중 가장 큰 것은 주인공의 인식과 생각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초반만 하더라도 독재를 막고 학살을 막겠다는 주인공은 어느순간 자신이 아니면 히틀러도 막지 못했을 것들이 자기에게 큰소리 친다고 생각할 만큼 변하니까요.
이런 주인공의 타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변모를 매우 설득력있게 그려낸 작가님의 필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역물에서 나타나는 주인공들이 변모한다면 저런 식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죠.
아무래도 대부분의 대역물은 철인물이니까요. 초인적인 면모를 지닌 주인공이 이끄는 나라의 변화과정을 나타내는 작품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히틀러라는 인물을 다루는 시각도 흥미로웠습니다. 2차세계대전을 다루는 대부분의 소설에서 절대악으로 묘사되는 인물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군사독재의 길로 가는 주인공을 막아서는 민주투사로 나올것 같거든요. 물론 여기서도 반유대주의를 외치기는 합니다만.
정치물과 밀리터리물의 성격을 띄고 있는 이 작품을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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