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는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입니다. 특히 남자분들의 경우 어렸을 적에 태권도, 합기도, 유도, 검도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은 다들 해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합기도와 태권도였지만 검도에 대해 어느 정도 동경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먹도 발도 아프고 다리찢기도 아픈데 죽도로 맞는건 얼마나 아프겠나 싶어서 하지 않았지요. 해서 서브컬쳐로만 즐기던 그런 소재였습니다. 뱀부 블레이드, 일평 등.. 일평 재밌습니다.
그런 평범한 소재를 회귀물과 엮어낸 소설, [검도의 신]을 추천 드립니다.
주인공 이성현은 70평생을 검도에 바친 검도가입니다. 첫 시작은 불순한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나이를 들어 가며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깨달은 후 무패의 검객으로 이름날리게 됩니다.
하지만 인생의 종막을 앞에 두고 자신의 능력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보다 높은 경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미련이지만 인생의 끝을 앞에 둔 만큼 부질없다 생각하고 상념을 버릴 찰나, 어느 목소리가 들리고 고등학교 1학년으로 회귀하게 됩니다.
회귀한 주인공은 성장 여력이 많이 남은 몸을 보며 기뻐하고 적응해 가며 세계 최강의 검도 선수를 목표로 노력해 나가게 됩니다.
이 글은 전체적으로 스포츠 하이틴 물의 성격을 띕니다. 노인인 주인공이 10대의 몸에 적응하며 말투, 행동에 신경쓰는 부분은 어색한 면이 없지 않게 있습니다만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 사람과의 관계는 캠퍼스 라이벌, 슬램덩크, H2등에서나 볼법한 매우 왕도적인 흐름입니다.
이것은 주인공의 태도가 혼자서 고고한척 하지 않고, 무작정 상대를 깔아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회귀에 대한 장점을 휘두르지 않으며 주변 인물들에게 적당히 맞춰주고 흔들려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휘둘리는 것이 아니며 주변 인물들도 매우 매력적이므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글의 장점은 상황의 묘사가 매우 멋있다...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협이나 판타지는 시점은 주인공의 1인칭이되 보는 독자의 시점에서는 3인칭으로 보게 됩니다. 하여 복잡한 기술명을 외치며 공격하지만 실제 묘사는 대체로 ‘찰나’ ‘일검’등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구요. 이십사수매화검법 매화난만! 이러는데 그게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이 소설에서 검도의 묘사는 독자의 눈으로도 매우 잘 보입니다. 정적인 자세에서 동적인 행동으로의 이동, 서로간의 간극, 찰나의 검격에 대한 묘사가 매우 긴박감넘치게 쓰여 있어 검도 장면을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각 검도 장면에서의 삽화도 작품과 잘 어울리는 요소입니다.
삽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마도 삽화로 인해 접근이 꺼려지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삽화가 작품을 뭉개는 수준도 아니며, 검도 장면의 삽화는 각 국면의 이야기를 크게 살려주는 요소이기도 해서 앞으로도 계속 기대가 됩니다.
오늘 기준으로 투베 1위, 투베 평균 3위권의 작품을 찍먹해 보라고 말씀해 드리는건 조금 아닌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보지 않은 분, 하이틴 스포츠물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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