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죽음은 필연이자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공포입니다. 대다수의 종교관에서 집중적으로 말하는 것이 ‘착하게 살아야 천국간다’ 라는 기조인 것도 죽음, 그리고 그 뒤에 올 것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입니다.
하여 외국의 경우는 그림 리퍼, 듀라한 같은 인간의 생을 끝내는 존재나 전사의 전당으로 이끈다는 발퀴레 같은 설화가 있는 반면, 한국은 보다 해학적인 존재인 ‘저승사자’ 가 사자의 인도를 하기 위해 내려오지요. 죽은자의 영혼앞에 서서 ‘병인년 사월 십일 자시 출생한 아무개’ 하고 부르면서 말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글은 그런 저승사자가 주인공인 소설 [갑질식당] 입니다.
주인공 마포구(저승사자라 특별한 이름이 없고 구+직함으로 불린다는 설정입니다.)는 차사생활 700년의 프로 저승사자입니다. 본 글에서 저승사자는 과거 죄를 지은 영혼이 저승에서의 고행을 거친 후 모든 기억을 지우고 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동기, 선배, 후배 할거없이 다 윤회로 돌아가고 소멸하고 하는 사이에 주인공은 혼자 남아 무려 700년 동안 구르다가 프롤로그 부분에서 큰 실수를 하게 되어 저승업무 중 최고 한직이라 불리는 ‘안식당’의 당주로 좌천되게 됩니다.
본문에서도 나오지만 안식당은 안+식당 이자 안식+당 인 장소로 아직 죽지 않은 식물인간인 사람들의 영혼이 찾아오는 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잘못된 경영으로 폐허같이 변해버린 안식당을 중심으로 주인공, 귀신과 영혼, 사람이 어우러져 나가는 일상이 점차 전개됩니다.
글의 짜임새가 꽤나 좋은 편이어서 다른 글을 쓰신 작가님인가 했었는데 [강남 퇴마사]의 서인하 작가님의 글이었습니다. 그 글도 무당과 퇴마에 대한 현대적인 시각을 재미있게 써 주셨는데 이번 글도 영혼과 사후세계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돋보입니다.
신파, 해학, 갑질이 어우러진 한국풍의 판타지. [갑질식당]을 읽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분량이 적은건 좀 아쉽네요. 하루 2편씩 연재해 주시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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