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주인공은 완성형이다. 적어도 무력에 있어서라면. 작명 센스라면 성장할 여지가 꽤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작명 센스로 지은 위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술명을 외치면서 사건들을 해쳐나가는 주인공은 2회차 플레이에 접어든 고인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지만, 자신이 회귀하면서 완성된 능력은 1회차 플레이로 하여금 주인공의 정답지가 되기도, 하마터면 오답으로 이끄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회귀하기 전의 주인공은 자신의 미완의 능력으로 그냥 자기가 보는 모든 것이 떡밥인 셈이니 아무도 믿지 못한 채 의심만 하다가 결국 임포스터에게 농락당하고 원자로가 터져 가짜 용사의 멍청한 짓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으나, 우연한 기연에 의해 회귀 및 자신의 능력의 완성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 완성된 능력으로 2회차에서 떡밥들이 풀리는 걸 보는 건 독자에게는 꽤나 쏠쏠한 재미로 다가온다. 같은 테두리선에서 전혀 다른 내용을 그려내는 색칠공부 동심파괴짤을 봤을 때 느꼈던 재미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주인공이 다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색칠되어가는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얼마 전에 있었던 미국 대선이 생각나기도 한다. 표 대신 명성을 얻으며 하나뿐인 자리를 위해 다투는 이 광경이 흥미진진한 건 그래서일 지도 모른다. 명성을 얻으러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전생의 파티 동료들을 영입하는 것 또한 재미이고.
그러나 단순히 용사 후보(?) 둘 (의 세력)만 주인공과 서술상의 대적자로서 소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누군가가 용사로 결정났을 때 쓰러뜨려야 할 마왕이라는 존재 또한 소설속에 존재하고, 여러 이야기의 진상을 보는 과정 가운데 그 중심에 암약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이것이 삼파전이 될 지, 대적자 또한 이미 마왕의 손 아래에 놀아나 주인공이 더 어려운 고경을 겪게 될 지, 아니면 심지어 주인공이 이미 모르는 사이에 마왕의 손 아래에 놀아난 것일지 모르는 이 상황은 독자로 하여금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한다.
매우 유능한 대통령 후보가 둘 나왔는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음모론이 있을 법하고, 이 음모론들을 하나하나 벗겨내 보여주면서 한 편 한 편 당선이라는 지점까지 “개표"해 가는데 이 판이라는 플랫폼 자체도 믿을 수 없는 소설, 무엇이 가짜이고 무엇이 용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다들 너무 강한 것만은 알 수 있었던 소설, <가짜 용사가 너무 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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