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이 말라죽은 아포칼립스에서 고귀함을 묻다.

보통 소설을 소개할 때는 장점을 크게 부풀리고 단점을 최대한 축소시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단점을 간과하고 넘어가고 장점을 부각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소설은 좀 다른 방식으로 소개드리겠습니다.

이세계 천사가 되었다는 근본 없는 참피드립으로 시작하며 주인공의 나약한 소시민적 특성과 짧은 생각으로 인해 초장부터 고블린에게 처맞고 여자로 오인당해 생식장으로 끌려갑니다.

주인공은 그곳에서도 현실감을 되찾지 못하고 바보처럼 행동하다가 운 좋게 그 상황을 헤쳐나갈 방도를 알아내고 탈출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여주인공에게 구해지고는 사실상 납치와 같은 수준으로 그녀와 함께 떠돕니다.

그녀와 꽤 친해지는 것도 잠시, 주인공의 앞을 막는 것은 너무나도 강력한 미치광이였습니다. 주인공은 사람을 학살하는 그 남자를 가로막고 여주인공을 대피시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여주인공을 대신하여 반죽음당할 때까지 폭행당하고 지하감옥에 갇힙니다.

여기까지 요약한 줄거리를 보면 거부감이 드실 겁니다.

대체 사이다는 언제 나오는지 답답해 하실 분들도 많습니다.

심지어 작중 주인공이 레벨업을 하면 천사력이 0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단순하고 소시민적인 주인공은 그 모든 것을 현실도피로 우스운 희극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주인공의 천사력이 그의 두부멘탈을 강철멘탈로 보이게 만듭니다. 주인공은 맞으면 맞을 수록, 답답하게 행동하면 답답하게 행동할 수록 피폐하고 절망에 빠진 자기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고 선으로 이끕니다.

이 소설은 대체로 착각물로 보시면 됩니다.

다만 주인공이 강하다고 착각받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약하지만 강철의 의지와 선하디 선한 심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받는 것이죠.

그럼에도 아포칼립스가 현재 진행 중인 비정한 세상을 한 줄기 선행으로 밝히는 주인공의 행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호구스런 천사인 주인공과 그 주인공에게 연민과 동정. 그리고 자기혐오를 느끼는 주변 인물이 대비되어 진심이 아닌 희생일지라도 그것이 고귀하다는 걸, 그렇기에 이 소설이 가치 있다는 걸 가볍고 재치 있게 전달하는 이 소설.

한 번 잡숴보시는 게 어떨까요?

[나도몰라이]

이야 재밌기는 진짜재밌네

[뭐이또]

개연성 오지게 없을듯

[정주행중]

추천글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취향이라 확 끌리네요. 좀 더 쌓이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