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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84 40075km
작성
21.01.02 15:57
조회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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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유료 완결

서인하
연재수 :
225 회
조회수 :
2,168,003
추천수 :
76,479

웹소설쪽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는 작가들을 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소설 자체를 잘 쓰는 경우. 전통적인 작가들이 그래왔듯 말하고 싶은 주제가 있고, 이를 녹여 낼 소재가 있고, 이야기를 탄탄하게 구성할 수 있는 등장인물과 대사, 필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이다. 자극적인 소재나 눈이 뒤집힐만큼 혁신적인 컨셉이 없어도 그저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만으로도 ‘참 잘 썼다’라고 느끼게 된다.


다른 하나는 소설이 그렇게까지 명작이라고 불릴만한 건 아닌데 작가의 특기라던가 필살기라고 할만한 부분이 있어서 꾸준히 독자들을 모으는 경우. 읽다보면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든다던가, 애니메이션 보는 것 같은 구성과 묘사로 팬덤을 형성한다던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던 새로운 설정을 개발했다던가 하는 경우다.


그리고 서인하 작가의 특기라면 “어디 술자리에서 선배가 들려줄 법한 인생 성공담”을 기가 막히게 현실적으로 써낸다는 점이다. 인생 한방 역전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많고, 회귀나 빙의 등의 허구적 장치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설들도 많지만 이 작가의 글은 정말 있을 법한 일을 그럴싸하게 그려낸다.


이번에 새로 연재되는 소설, “어쩌다 사장이 되었습니다” 역시 마찬가지. 주류도매 업체의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 젊은 나이에 단 과장이지만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회사가 망할 지경이라 윗사람들이 떠나서 승진을 거듭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장마저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그 와중에 어쩌다보니 사장이 되어버렸다. 서른 세 살 과장이 하루아침에 사장이라니 이세계 환생에 버금갈만큼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글을 읽다보면  ‘어디 아는 사람중에 누군가가 실제로 겪었던 일 아니요?’ 할 정도로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 후로 이어지는 내용 역시 마찬가지. 온갖 고난과 역경을 뚫고 승승장구하는데 그 과정에는 상태창도 없고, 미래 예지도 없고, 기연도 없다. 있을 법한 일들, 약간의 행운만 따라준다면 나에게도 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이어질 뿐. 그리고 이러한 현실성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꼼꼼한 세부 묘사다.


“데야비드 스톤, 켈리 진판델. 미국에선 이미 국민 와인이고 일본에서도 대박이 터진 아이템들이죠. 그런데 한국에선 답이 없죠. 왜? 비싸니까. 왜 비싸냐? 소장님 말대로 대형마트, 백화점에서 받아주질 않거든요. 자기네 특가 와인 판매량이 확 줄어들 거니까. 그러니 물류비가 올라가고 소비자가는 유통과정에서 뻥튀기 되는 거고.” 

(중략)

“처음 한 번이 어려운 거죠. 코스트코에서 한 병에 6900원짜리 와인이 한 번만 히트를 치잖아요? 그럼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절대 가만히 안있습니다. 바로 5900원, 4900원 짜리를 차례대로 내놓습니다. (중략) 전 세계 통틀어 와인 전체 시장이 일개 커피숍 브랜드 하나 일년 매출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되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건 비정상이죠.”

난 턱끝을 매만지고 있는 윤철용을 향해 싱긋이 웃으며 5000원을 불렀다.

“만 병 기준으로 둘 다 병당 5000원에 주세요.”

“각각 만 병이요?”

“네”

“쉽지 않을 건데요.”

“됩니다. 무조건 됩니다.”


진짜로 있는 와인인가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하게 만드는 그럴듯함. 그리고 분명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각색한 것 아닐까 싶을 정도의 디테일. 이러한 현실성이 모여 주인공의 행동과 성공에 개연성을 부과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망하기 직전의 주류도매상을 인수한 30대 사장이 갑질하던 거래처를 그대로 들이받고, 프랜차이즈에 납품하고 코스트코를 뚫는다?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야말로 업계 관계자 아니면 모를 듯한 정보들이 은연중에 나를 설득시킨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 글은 소설 자체를 잘 썼다기보다 웹소설 특성에 맞게 작가의 주특기 하나 보고 읽을만한 소설이다. 물론 필력이나 구성 등이 기본 이상은 하기에 남에게 추천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보는 사람 대다수가 ‘잘 쓴 소설이다’라고 느낄만한 글은 아니라는 것. 전작들만 봐도 초반부의 '평범하지만 재밌는데?' 싶은 감상이 중반을 넘어 결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승전결 맞춰 치고 나가며 각 연재 분량이 하나의 큰 이야기로 뭉쳐 감동을 남기지는 않는다는 말.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비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부자가 되어 (혹은 부자로 환생해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현대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소설도 꽤 취향에 맞을 듯 하다. 전적으로 미루어 볼 때 중간에 연재중단하거나 퀄리티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고, 무료 연재 분량 읽어보고 취향에 맞는다 싶으면 끝까지 따라가도 후회는 없을 듯한 소설. 엄청 감동적이거나 미칠듯한 흡입력이 있어서 별점 네다섯개씩 줄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나 별 세개 평타는 친다고 볼 수 있다. 술자리에서 듣는 남의 인생 이야기는 소설만큼이나 재밌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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