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시뮬레이션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모를 수 없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문명과 유로파 유니버샐리스, 크킹(크루세이더 킹즈) 등이죠. 저자는 이러한 게임들의 덕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처음에 고려의 삼별초 일부가 게임적 설정으로 남미를 스타팅 포인트로 시작한다는 점이 바로 그 증거이고, 독자에게 이러한 게임적 재미를 기대하게 합니다.
하지만 계속 읽으면 단순한 게임류 소설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실 겁니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 주인공이 마치 게임을 하듯 단순히 세계정복(?)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필멸자들 사이에서 수백년을 살아내는 그 과정과 그러한 인물이 겪음직한 고뇌와 심적인 갈등이 전해집니다. (물론 소설의 게임적 재미를 해칠 정도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역사에 대한 배경적 지식과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고 뛰어나서 근래 읽은 대체역사류 소설 중에서는 가장 높은 몰입감을 선사해줍니다. 픽션이 줄 수 있는 가장 양질의 리얼리티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역사나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역덕들에게는 말입니다. ㅎㅎ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 중의 하나는, 저자의 견조한 집필 스타일입니다. 처음부터 큰 흔들림 없이 꾸준히 작풍을 유지하며, 전체적인 스토리가 아마 저자의 머릿속에 다 정리되어 있는 듯한 안정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편으로 더욱 기대가 됩니다. 남미와 북미, 유럽을 넘어서 세계로 뻗어나갈 때, 특히 중세를 지나 근세로 다가갈 수록 어떠한 모험과 사건을 겪을지, 그것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 표지는 이전의 폴란드공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아요 ㅎㅎ
찬성: 
반대: 
리뷰가디언이란?
리뷰가디언의 활동과 혜택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