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나 잡아 제발 이걸 읽어달라고, 읽으면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협작질과 친절한 소개, 은은한 협박이 병행하는 추천의 욕구가 목 끝까지 차오름니다. 하지만 그러면 분명 상대방의 심층적 거부감과 반향심을 키우는 꼴이라 머리를 싸매고 천천히 다가갑니다.
248화 ’버러지들‘의 에피소드는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감히 ‘한남충’, ‘좌파 빨갱이’ 그리고 ‘PC충’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다니, 혹시나 이번 에피소드 이후로 장렬히 폭발사산하지 않을까 조금은 음습하게 기대하며 읽기도 했습니다.
도파민 중독에 빠진 요즘 트렌드를 누구보다 더 잘 따라가고 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 서로를 한남충과 PC충, 좌파와 우파라는 사상에 집어넣어 책임없는 쾌락을 즐기며 그것들을 윤리와 철학적으로 승리해 스스로 더 위대한 존재로 변태하고 싶은 버러지들.
그런데 사실은 서로 이해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존 사회의 완결성이 사라지고 무엇으로 대신한들 우리는 그것에 몰두했던 모든 노력이 버러지 마냥 버려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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