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판타지 #SF #범죄
작품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임을 참고해 주세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줄거리
조금 먼 미래, 이 세상은 한 가지 특이점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과학기술에 국한되지 않았죠.
특이점 이후 나타난 요정, 오크, 수인 등이 인간과 모여 사는, 아홉 마리 용을 잡아 만들었다는 공중도시 구룡. 주인공 젠킨스는 그곳의 대행업자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질식하고 있는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젠킨스는 오늘도 맡겨진 일을 처리하며 살아갑니다.
작은 비밀을 숨기고서, 점점 더 큰 일에 휘말리면서 말이죠.
+감상
작품에 등장하는 `구룡`은 전반적인 분위기는 물론, 그 이름부터가 현실에 존재했던 빈민굴, `구룡성채`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지독하게 밀집되고 퇴폐적인 네온으로 가득한 이런 도시의 형상은 비단 이 작품뿐 아니라 정통적인 많은 SF에서 다뤄지곤 했죠.
그러나 그것은 해외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이버펑크는 해외에서도 이미 복고 취급받는 장르이기도 하고, 한국의 경우 아예 이런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자체가 자주 찾아보기 힘들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경우 사이버펑크 느와르와 고전 SF가 주는 느낌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 에코파시즘 안드로이드, 오크 갱단, 요정 마피아를 비롯한 작가님의 상상력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죠.
특히나 작가님의 이 특징적인 세계관과 설정에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또한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에피소드는 각자가 완결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위한 실마리로서 작용해 짜임새 있고, 작가님이 작품을 한번 갈아엎고 오신 만큼 이야기의 구성이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단순히 필력만 보아도 준수한 편에 속하고요.
비록 범죄 느와르라는 장르를 비롯해 각종 블랙 코미디와 괴랄한 설정, 그리고 풍자들이 자주 나오는 만큼, 일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약간의 불쾌감을 느끼도록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물론 그 정도가 선을 넘지 않고, 그저 좀 색다른 위트와 설정 정도로 승화될 뿐이기에 너무 큰 거부감은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 간혹 무력으로 밀면 일이 너무 쉽게 풀린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설정상 도시는 무법지대인데다가 애시당초 크게 신경쓰이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연재 주기가 많이 느리다는 게 이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이지요. 그나마 연중은 없다고 공인하셔서 다행인 것 같네요.
지금, 수많은 군상과 비밀을 네온사인 희미한 불빛으로 가린 사이버펑크 공중도시. 그리고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대행업자의 흥미로운 이야기에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이 작품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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