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환생 #소설빙의
소설 사이트 계정을 친구랑 같이 공유해서 썼다가, 친구가 혼자 1000화 넘게 결제한 소설의 세계관에 뜬금없이 떨어지게 된 소설입니다.
친구 혼자 본인의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구매를 하며 꾸역꾸역 읽는 소설은, 마침내 구매수는 단 1까지 떨어지게 되었고, 오직 친구 혼자만이 계속 돈주고 사서 보는 소설이 되었습니다. 이걸 1000화까지 연재해주다니 작가나 독자나 정말 서로에 대한 의리가 대단하군요.
문제는 소설 빙의를 의리가 대단한 친구가 아닌 주인공이 당했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주인공은 이런 사태를 일으킨 신적인 존재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고 항의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계정이 본인 명의라서 빚어진 참사인 것을... 이래서 계정 공유는 하면 안됩니다. 이렇게 갑자기 뜬금없이 이세계로 떨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4가지 권능을 신적인 존재에게 받게 되는데 검술, 마나 심법, 해독 권능, 그리고 자살법이 있습니다.
뭔가 전반적으로 클리셰가 많이 섞여져 있습니다. 소설을 읽다가 빙의를 되는 클리셰나, 신적인 존재에게 권능과 검법, 마나 심법을 받는다던지, 대놓고 잘나가는걸 막기위해 패널티로 주인공이 사회적으로 좀 불행하고 뒤쳐진 상태에서 시작된다는 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뻔하고 예측이 되는 구성이고 잘못 빚어낸다면 흔하디 흔한 양산형 판타지가 될 소설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빙의 시켜주는 소설 자체가 주인공 본인이 아니라 친구가 읽던,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이해가 낮을 수 밖에 없는 소설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뭔가 엇나간 냉소주의와 귀찮음에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단적인 예로 20살도 아닌 9살의 육신으로 용사가 아니라서 너무 약하다고 투덜거리는 점이나, 막장스러운 소설의 미래에 대해 진짜 하기싫다는 감상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뭐라도 하긴 해야하므로 미래의 잠재력을 지닌 고아들을 구조하는 걸 반복해 , ‘고아사냥꾼’이라는 괴팍한 별명을 갖게 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뭔가 되게 재밌습니다. 글이 비틀려있습니다. 클리셰의 일반적인 도착 예상지점에서 한 두 단계 정도 예상 밖인 점으로 착지해있는데 글 특유의 문체나 1인칭에서 묘사되는 주인공의 성격, 그리고 묘하게 제정신이 아닌듯한 세계관까지 많이 인상 깊습니다. 소설의 제목은 솔직히 그냥 어그로를 끄는 용도인 것 같고 글 자체는 정말 재밌습니다.
재미있는 판타지 추천드립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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