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판타지에서 가온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신민들을 구원하려했지만 그 신민들로부터 배신당함. 웃기는건 그 배신자들은 이미 지구 국가들에 의해 병신이 된 상태임. 어찌됐건 하나씩 처리하려 마음먹은 순간에 하고한테 발리고 복수는 시작부터 막혀버림. 상황도 마음도 꼬여버린 교착상태에서 가온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정지해버림. 반신이자 대전사인 그가 깽판을 쳐도 누가뭐라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냥 은둔함. 그가 자신의 의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라 그랬음. 감정과 무관하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할수 있는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인물이고 강자에겐 무력하면서 이미 빌빌대는 배신자들에게 무쌍여포찍는걸 부끄러워하는 인물이라 그렇게 했음.
허풍개는 죽음이 무섭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죽음을 무릅쓰고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음. 죽음이 아니라 무의미한 인생을 두려워하는 것임.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는 이미 자기인생이 수치로 점철됐다고 생각함. 삶의 중요한 순간에 그는 욕망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내와 자식의 죽음 앞에서 식음을 전폐했지만 결국 죽지못하고밥을 먹음. 그런 주제에 아내 무덤 앞에서 새로운 사랑을 느낌. 인간이라면 당연한 욕구인 식욕과 애욕을 이기지 못한것이 부끄러워서 평생을 금욕적으로 살아갈만큼 자기자신의 양심에 철두철미하게 엄격한 인간임.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욕구를 이기지못하여 끝내 그 인생을 수치로 마감하게 될까봐 그 온갖 노력이 무의미로 돌아갈까봐 허풍개는 두려워함.
가온이 실패한 엘프가 아니듯 허풍개도 실패한 인생이 아님. 자기들만 그걸 모르고 삽질을 계속하지만 그로서 구원받는 군상들이 나타나고 그들과 부대끼면서 주인공들도 점차 변화함.
사람이라면 무릇 염치가 있고 양심이 있어야 함.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는 자기학대로 이어지고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시켜 인생의 다양한 의미를 협애하게 만들고 단조롭게 만듦. 허풍개가 수치스러워하는 그 일들이 정말 수치스러운일은 아님. 그러나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낄 필요가 없는가 하면 그것도 아님. 허풍개가 젊어지고 사람들과 마주치면서 자기를 조금은 긍정하게될 모습이 기대됨.
칼맛별의 주인공 또는 작중인물들은 타고난 성격 지위 주변여건등으로 자기혐오에 가까운 체념상태에 빠져 있다가 결국에는 다시 일어서서 뭐라도 해보려고 발버둥치면서 그 교착상태를 스스로 깨부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 칼맛별이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가진 일종의 신뢰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고 그런점에서 칼맛별의 작품은 윤리적이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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