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꼬마 영주와 전투 골렘’을 쓰신 호질님 작품입니다.
‘벌써 벗은 영주님’은 딱 봐도 어그로성 제목입니다.
호기심에 클릭하게 되죠.
그런데 내용을 들어가면 간간이 유머 코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선 굵은 정통 판타지입니다.
치열하게 싸우던 두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나라가 마침내 승리를 거두고 다른 나라를 차지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싸워왔기 때문에 두 나라는 원수지간입니다. 서로를 매우 미워하죠.
승리한 나라의 귀족과 기사들은 점령지 백성들을 완전히 쥐어짜려 합니다.
그때 한 기사가 나서서 백성들을 쥐어짜는 것이 옳지 않음을 당당히 말합니다.
화가 난 영주가 그 기사를 희롱할 생각으로 옷을 다 벗고 성을 돌면 이 땅의 백성들에게 세금을 감해주겠다고 합니다.
젊은 기사는 기꺼이 옷을 벗고 성을 돌고, 영주는 약속을 어길 수 없어 백성들의 세금을 감면받게 해줍니다.
그리고 젊은 기사는 영주의 미움을 사 오지로 쫓겨갑니다.
마담 고디바 전설을 따 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쨌든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고, 오지로 쫓겨난 기사의 활약과 전쟁이 중심이 됩니다.
특징:
이 작품은 회귀도 없고 이계 진입도 없고 게임도 없고 헌터도 없고 시스템도 없고 BJ도 안 나옵니다.
오직 탄탄한 서사와 인물의 매력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갈등 요소를 깔고 있지만 섣불리 터뜨리지 않고 충분히 숙성될 시간을 줍니다.
주인공이 답답하지 않습니다. 물론 갈등 요소는 안고 있고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전쟁하다가 뜬금없이, 생명은 소중해, 이런 식의 답답함을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전쟁은 빨리 끝내고 전쟁이 끝나면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있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제목이 일회성 어그로에 그치지 않고 이후 주인공이 힘을 기르는 바탕으로 작용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을 한번에 구구절절 설명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펼쳐놓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가볍고 코믹한 작품을 저도 좋아하는데 쉽게 물리는 단점이 있죠. 이 글은 적당한 무게감과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물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 계속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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