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 지금 와서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삼국지 류’가 많아짐에 따라 나름의 스타일을 정리해 세분화시킬 수 있을 정도지요. 정사의 해석을 충실히 따른다거나, 연의를 보다 작가 나름의 스타일로 재구성, 재해석을 한다던지, 인물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어 다른 방향으로 역사의 물꼬를 튼다거나...... 아예 역사에 언급된 적이 없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거나. 어떤 이야기이건 간에 자체적으로 무리가 없다면 삼국지 팬들은 한 번쯤 읽어보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삼국지라는 고전이 가진 힘이기도 하지요.
본 작품 ‘삼국지 - 자색 구름이 천하를 덮다’는, 말하자면 ‘신무장 등장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 그 시대에 안 맞는 신무장이 등장을 했을 때, 그 작품이 갖게 되는 장점과 단점은 아주 확연하게 드러나는 편입니다. 새로운 인물(들)을 삽입하면서 작가의 입맛대로 삼국지의 세력/전투/정쟁 등을 전개시키기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인 반면, 본래의 삼국지와 너무 동떨어져 버린 탓에, 삼국지라는 껍데기만 뒤집어 쓴 모호한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겠습니다.
그런 면으로 볼 때 본 작품은 단점을 가능한 드러내지 않으며 장점을 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류휘의 가문을 세세하게 설정해 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짱 센 신무장1’이 삼국지의 세계를 멋대로 휘두르는 일이 없습니다. 말하자면 신무장의 가문과 세력과 거기 딸린 많은 것들을 잘 설정해서 위화감을 상당히 줄이는 데에 성공한 셈이지요. 신무장1의 정복기가 아닌 ‘류씨 가문’이 활약하는 이야기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본작은 한 번 완결이 되었던 작품을 리메이크 - 라기보다는 리마스터링이라 하는 편이 나을 듯도 합니다만, 아무튼 한 번 완결되었던 작품을 보완하여 더 나아진 모습으로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전작이 주인공 류휘에게 완전히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류씨 가문’ 전체를 주인공으로 삼은 듯 하지요. 그래서 전작보다 더욱 삼국지 본연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봅니다.
스케일과 이야기를 꾸려 나가는 힘 외에도 삼국지 류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 삼국지의 수많은 인물들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아닐까요? 이런 면에서 본 작품은 대체로 보편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인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적어도 억지스럽게 인물들을 재해석하거나 저능아 수준으로 과장하는 일이 없어서 안심할 수 있달까요.
아무튼 삼국지의 팬이라면 한 번쯤 필히 체크해보시기를 권합니다. 한 차례 완결을 하고 더욱 업그레이드 된 ‘삼국지 - 자색 구름이 천하를 덮다’. 류자운과 류씨 가문의 생존법. 한 번 구경해보시지요. :)
PS) 방탕하고 변태적인 곽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더욱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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