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우
개인적으로 의학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는 것처럼 매력적인 소재는 없다고 생각해서요. 국내에 소개된 의학 관련 이야기는 거의 가리지 않고 읽은 편입니다.
소설도 여러 편 읽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깊은 것을 꼽으라면 에릭 시걸의 ‘닥터스’와 강동우의 ‘소설 의과대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레이트 써전’이라는 작품을 발견했습니다. 기념할 만한 날입니다.
이 소설은 초짜 의사 김지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작품에서 표현되는 대로 ‘초턴’인 그는 응급실에 배치되어 여러 경험을 쌓게 됩니다. 판타지 식으로 표현하자면 슬라임부터 때려잡는 셈이지요.
작가님은 대중적인 코드를 굉장히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적으로 미숙하지만, 자질이 뛰어난 주인공을 선택했거든요. 간간이 보이는 주인공의 천재성이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작품 초반에 이혁민 교수에게 찜(?) 당하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주인공의 재능과 초짜 인턴이라는 현실의 한계를 적절히 섞었다는 점에서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점은 역시 작품의 디테일! 의료계 종사자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병원의 문화와 의사-환자관의 관계가 리얼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현직 의사들의 수기처럼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현장감은 작가님 특유의 문체 때문인 것 같은데, 간결하고 필요한 것만 전달합니다. 그래서 읽기도 쉽습니다. 병원에서 쓰이는 약어나 은어들도 그 간결한 문체에 잘 녹아들어 현장감을 살려내는 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개성도 빼놓을 수가 없겠네요. 주인공 김지훈. 그리고 그의 주변을 둘러싼 선배들. 교수, 그리고 간호사까지. 캐릭터는 많지만 겹치는 인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실존인물을 끌어다 쓰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에요.
사실 저는 조용한 타입의 독자라 추천이나 댓글을 잘 남기지 않습니다. 특히 유료연재 소설의 추천은 조심스럽습니다. 아무래도 대가를 지불하고 봐야 하는 작품들이니까요.
하지만 ’그레이트 써전’은 의학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꼭 읽어봐야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추천글을 쓰게 됐습니다. 의학물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님들도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정말,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글을 써주신 수수림 님께 감사의 인사를!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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