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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7 해인(解仁)
작성
17.04.08 21:11
조회
3,650
표지

유료웹소설 > 연재 > 게임, 판타지

유료 완결

북극고래
연재수 :
164 회
조회수 :
50,742
추천수 :
2,157


  한국 남자 게이머라면 한 번쯤은 MMORPG를 즐겨보셨겠죠?  리니지, 와우, 바람의나라, 아이온, 테라, 마비노기, 블레이드 앤 소울, 아키에이지, 그라나도 에스파다, 검은사막...  여기에 다 쓰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고, 각각 고유한 게임성과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 게임마다 옹호하고 추종하는 입장, 비판하고 떠나는 입장이 대립하지만 양측 모두 그 게임에서 매력을 느꼈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매력을 소설 속에서 표현해보고자 하시는 작가님들이 나타났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겁니다. 이른바 ‘게임 소설’이라는 장르의 개척자들입니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시작으로 여러 게임소설들이 쓰여졌고, [달빛 조각사]를 기점으로 장르 고유의 작품성과 상품성을 상당 부분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짜 MMORPG들처럼 장르에 대한 옹호와 비판 또한 필연적으로 따라왔지만.


  그러다보니 ‘게임 소설’에 의레 있을 법한 비판을 피하고 개연성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설정 변용이 있어왔지요. 특히 절대 다수 게임 소설 배경이 되는, 모두가 동등하게 시작하는 MMORPG에서 ‘특별한 주인공’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주인공이 운 좋게 히든 피스를 접한다. 주인공이 가진 현실의 장점이 게임에 유리하게 영향을 미친다. 등등...(이 외에도 떠오르는게 많이 있지만 그걸 다 썼다간 졸지에 추천글이 비평글이 되버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런 설정이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형태만 조금씩 바꿔가며 계속 쓰이다보니 나이가 들수록 그 개연성에 의문이 생기더군요. 물론 개연성이란 게 이렇게 써야 생긴다! 저렇게 쓰면 개연성이 없다! 는 식으로 논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만약 이런 게임이 현실에 있다면 그 게임 유저로서 난 어떻게 반응할까?’ 라고 생각해보니 명백한 괴리감이 느껴져 점점 게임 소설을 보는 눈이 까다로워졌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MMORPG에서 어떤 직업이나 아이템, 칭호 등이 첫 발견자나 특정 기간 등 제한된 조건에서만 얻을 수 있는데, 그런 요소가 게임 밸런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걸 획득한 유저는 획득하지 못한 유저들보다 확연한 이점을 가진다? 그 게임 디자이너들은 해당되는 극소수 유저를 제외한 절대다수 일반 유저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겠죠. 

‘넌 저 유저들과 절대 동등한 입장에 설 수 없음. 이 게임은 원래 불공평한 게임임. 꼬우면 니가 먼저 발견했어야지.’

제가 유저라면 ‘망겜ㅅㄱ요’ 하고 접습니다. MMORPG에서 기간한정 펫, 이벤트 아이템, 직업 전용 탈것 등에 밸런스가 망가질 정도로 성능이 부여되는 걸 보셨나요.(물론, 그게 캐쉬 아이템이라면... 욕하면서 사게 되는 신의 한 수입니다.)  


  하지만 게임 소설에선? 우월한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장치죠. 아무도 유저게시판에

‘와, 이 직업 개사기네요. 스킬딜량 미쳤는데 쿨타임도 짧음. 영자들 개념이 있는 건가?’

‘ㅅㅂ크리스마스 순록 사기 아님? 보스전에서 사제가 불러서 극딜했는데 끝나고 미터기 보니까 딜러보다 딜 더 나옴ㅋㅋㅋ딜러들 팔 자르고 뿔 달죠’

같은 글을 올리지 않죠. 주인공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수단일 뿐이니까요.


  이와 비슷한 설정이 생명력을 얻어 계속해서 여타 게임소설에 쓰이다 보니, 일반적인 게임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상현실 MMORPG에서 오로지 주인공만을 위한 억지스러운 띄워주기식 설정' 혹은 '분명히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나 가능할 법한 설정' 같은 면이 없는 게임 소설을 찾게 되더군요. 그리고 근래에 그런 소설을 찾았습니다.


  바로 북극고래 님의 [머리에 총 맞은 패치]라는 작품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선에서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인기 절정 가상현실 MMORPG(로 추정되는) ‘별의 소용돌이’의 키퍼 오브 더 그로브... 아니, 창시타... 아니, 망캐를 무려 7년이나 붙잡고 키워온 주인공. 그러나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12월 31일 11시 59분에 깔끔하게 접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찰나, 눈 앞에 뜬 신년 패치창. 그리고 그 패치창을 본 주인공은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게임을 계속하게 되는데...  


  먼저 장점을 말씀드려야겠죠. 이 소설의 가장 인상깊은 점은, 철저하게 게임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 장르만의 개성을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게임 소설을 표방하는 작품들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어색함이 있습니다. 분명히 주인공은 게임을 하고 있는데, 표현이나 전개를 보면 게임이라기보단 판타지에 가까운 면이 불쑥불쑥 등장한다던가. 예를 들어, 보스전에서 어그로가 튀어 주인공이 공격 대상이 되었다. 라는 식이 아니라 보스 몬스터는 주인공에게 놀아났다는 생각이 들어 주인공을 타겟으로 삼았다. 라는 등. 

  하지만 북극고래 님은 게임성의 표현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게 느껴집니다. 일례로 퀘스트를 위해 진입한 던전에서 중간보스를 공략할 때, 주인공은 해당 보스의 까다로운 패턴을 미리 숙지하고 군중 제어기를 이용해 끊습니다. 시간이 지나 2페이즈에 돌입해 새로운 패턴을 보이면 지닌 바 스킬을 최대한 활용해 이에 대응합니다. 마침내 공략에 성공해 중간보스를 쓰러뜨리고 던전을 진행합니다. 이런 장면들을 읽고 있자면 마치 제가 MMORPG의 보스전을 진행하는 듯합니다.

  이런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건, 작가님께서 주인공의 정체성을 ‘MMORPG 망캐’로 확고하게 정하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에게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고, 주인공의 성장을 내 캐릭터의 성장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자칫 과도한 설정이라 여겨 이런 점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 소설만의 장점은 이런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이러한 디테일과 더불어 작가님의 묘사 또한 섬세합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 직업이나 사용하는 스킬, 던전 배경 묘사를 읽을 때 머릿속에 절로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각각 컨셉이 명확하면서도 개성적이어서 그만큼 이미지가 선명해집니다. 이런 점이 앞서 말씀드린 섬세한 디테일과 어우러져 내는 시너지에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 과도한 콩깍지일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는 바입니다.^오^)

  

  이전에 등장했던 요소를 복선으로써 자연스럽게 활용하시는 센스도 뛰어납니다. 레벨이 오르며 배운 스킬을 이후 전투에서 능숙하게 활용하고, 던전에서 획득한 각종 아이템의 고유능력은 다른 곳에서 빛을 발합니다. 때문에 자칫 ‘아, 강해졌구나.’ 혹은 ‘아, 아이템을 얻었구나’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레벨 업이나 던전 보상도 보다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이 또한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합니다. 


  더불어서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오타, 비문이나 어색한 설정 등을 댓글로 달면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이 글을 고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오타나 비문, 어색함 같은 건 없는 게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글은 없으니 작가님께서 개선 의지를 보여주신다면 독자로써 납득하고 응원하는 게 맞겠죠. 


  여기까지는 긍정적인 면을 한껏 말씀드렸지만, 이 글이 완벽하다는 건 아닙니다. 독자로써 아쉬운 점도 물론 존재합니다. 오타도 있었고,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 구절도 있었으며, 일부 설정은 약간 무리수 같기도 합니다.(설정상 부캐 생성 및 재시작이 금지된 MMORPG라, 과연 현실에서 이런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게임사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렇지만 그 일부 단점을 덮을 만큼의 장점과 개성을 갖춘, 장르 소설로서의 독창성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지금이라도 시공의 폭풍...아니 별의 소용돌이로 발걸음을 옮겨 보시길.(1월부터 성실히 연재하셨기에 분량도 상당합니다.)

게임 소설이라는 장르에 익숙치 않으신 분, 특별한 주인공의 영웅적 행보와 사이다적 전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분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해당 장르의 독창성을 잘 살린 작품을 접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P.S 오랜만에 부족한 글솜씨로 추천글을 쓰려니 몇 시간 동안 글을 붙잡고 있었는데도 아쉬움 가득한 글만 나오네요. 위에 쓴 제 생각이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되셔도, 작품을 접하고 아쉬운 점이 있어도, 한껏 띄운 표현과 다른 감상을 느끼셨어도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천글 한 편 쓰기도 이렇게나 힘든데 매번 재미있는 글을 올려주시는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미력한 재주로나마 문피아 분들께 추천드려봅니다.



     

 

 



Comment ' 28

  • 작성자
    Lv.65 쭈여
    작성일
    17.04.12 03:22
    No. 21

    와 오랜만에 보는 겜 소설다운 소설ㅋ 완전강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꿈뱅이
    작성일
    17.04.13 21:02
    No. 22

    문피아에서 볼만한 몇안되는 게임판타지라고 생각해요
    글쓴이님 말대로 개연성을 부가하기위한 설정때문에
    8년? 동안 만렙찍고도 초보자보다 약한 캐릭터로 게임하던 주인공이 때로는 과한 버프를 받아도 그러려니 하면서 보게되네요. 추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판단력
    작성일
    17.04.15 20:38
    No. 23

    창시타...어느정도 망캐인지 입감하고 보러갑니다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4.16 12:35
    No. 24

    이동네 대부분의 게임소설에 등장하는 사냥터 통제, 무한 PK에 의한 게임 접기, 검문(현실도 아닌데 뭔지.) 등등이 등장합니다. 리니X스런 스타일이 취향에 맞지 않으신분들은 자제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pringles..
    작성일
    17.04.18 01:07
    No. 25

    망전 창시타 정도면 망캐 인정 합니다
    그 정도 되는지 궁금해서라도 봐야겠네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For
    작성일
    17.04.18 12:30
    No. 26

    정말 잘 쓴 추천글, 이정도 수준의 추천글을 받을 가치가 있는 수작.
    추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황혼의검
    작성일
    17.04.18 21:59
    No. 27

    개념 소설일수록 돈이 안 되는 현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콘크리트
    작성일
    17.06.23 16:40
    No. 28

    그런 현실성 따지려면 게임판타지 읽으면 안됩니다 판타지는 설정부터 비현실적인게 대부분인데 전설직업전직 히든직업전직 그런게 있으면 실제 게임에선 게임접는다? 그말씀도 비공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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