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가 좋았다. 재능도 있었다. 2% 모자란 재능이.
그 부족한 2% 탓에 모든 걸 잃어버렸을 때, 나는 그 나머지 2%를 얻었다. 재능을 얻었다. 소리를 보고, 만지고, 맡으며, 맛볼 수 있는 재능을.
그러니, 이제는 잃었던 걸 되찾을 때다.
위에 있는 작가님의 소개글처럼 아주 약간 모자란 재능을 가졌던 주인공이 우연찮은 사고로 소리에 대한 '공감각증'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전작 '요리의 신'에서 보여주던 등장인물들의 톡톡 튀는 캐릭성과 연출법은 이번 작 '피아노 퀘스트'에서 보다 다듬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면역이 없는 사람에게는 상당한 적응이 필요하던 과한 연출과 표현법은 오히려 그 힘을 조금 빼면서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퀘스트'하면 보통 생각하게 되는 무언가 전능한 시스템에 대한 힘이 아닌, 주인공 스스로가 스스로의 계획. 즉 퀘스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작가님의 도전의식과 이 작품의 강점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시장에 나오는 소설, 그 안에 있는 시스템적인 부분들은 모두 전지전능한 무언가로 인해 주어진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아노 퀘스트'는 그 관점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주어진 것이라고 주어진 공감각증은 전지하지도 전능하지도 않은, 끔찍한 장애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 장애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피아니스트로서 부족했던 자신을 보다 완벽한 피아니스트로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역시 관련 장르에 대한 전문성입니다.
피아노, 음악. 보통 사람은 접하기 힘든 장르가 분명합니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잠깐 배웠던 때 알던 내용들도 이 글보다는 많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그만큼 이번 글에서는 작가님이 공부하신 음악과 관련된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언뜻 딱딱해보일 수 있는 그런 전문적인 부분들을 작가님은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매끄럽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교과서가 아닌 그 교과서를 재밌게 풀어놓은 만화처럼 작가님은 독자들에게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부드럽게 전해주며 이 '피아노 퀘스트'가 어떤 글인지에 대해 명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등장 인물들 역시 음악과 관련됐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유쾌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작에서 보여주던 주인공의 밋밋한 캐릭성과 열등감을 보이는 모습은 작가 역시 느낀 바가 있는지 조금은 캐릭성이 부가되기까지 했더군요.
하지만 역시 주위 인물들의 캐릭성이 더 튀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물론 이 글은 성장물 입니다.
캐릭성 밋밋하고, 아싸에, 열등감을 느끼지만 기만자인 주인공은 부족한 재능을 손에 넣으며 보다 성장해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과 투닥거리며 보여줄 캐릭터의 매력은 보다 나아지겠지요.
아직 16화라는 적은 분량에서 작가님은 많은 걸 보여주지 않으셨지만 이 적은 분량만으로도 '양치기 자리'라는 작가님이 성장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이상 부족한 소개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 )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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