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물을 보다 보면 가끔
‘모르는게 약이다.’ 혹은 ‘아는게 병이다.’
는 말이 너무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되고...... 타임 어택 하듯이 시간에 쫒기면서 이것 저것 찾아 다니는 내용을 보면, ‘회귀 전에 그랬으면 후회도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관심을 잃게 되더군요.
그런 부분에서 ‘내 아이돌은 인생 2회차’는 제 취향을 저격 했습니다.
회귀자 본인이 아닌 주변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은 이미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회귀자가 주인공에게 ‘나 인생 2회차임!ㅋ’ 하는 소설은 처음이라 신선한 맛에 읽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읽을 수록, 작가님이 절묘한 수를 두셨다는 느낌입니다.
회귀+연예계 이 혼종이 등장하면 거의 모든 독자들이 ‘제발 그것만은...’ 하는 소재가 미래의 히트곡 표절인데, 인생 2회차를 사시는 분이 거의 성녀 수준이시라 불가능 합니다.
주인공이 이랬다면 고구마를 박스 단위로 소환하는 전개일텐데 ‘주인공 아님’ 카드로 고구마 소환을 회피 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본인이 회귀 했으면 혼자 다 먹을려고 기를 쓰고 날뛸 법한 전형적인 회귀자물의 주인공이지만 ‘회귀자 아님’ 카드로 전형적인 전개를 회피 했습니다.
소재만이 아니라 전개도 흥미롭습니다. 순수 터지는 회귀자와 속이 시커먼 주인공의 캐릭터성 구축 부터 관계 정립까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쭉쭉 전개 됩니다. 멀쩡한 정신을 가진 매니저가 ‘나 인생 2회차임..’ 하는 얼빠진 듯한 아이돌을 믿게 되는 과정에 설득력이 있다는게 오히려 이상하지만......
믿으세요.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주인공은 허수아비가 아님’ 혹은 ‘주인공이 회귀자에게 업혀 가는게 아님’ 에피소드가 진행 중입니다.
현실에서 일어난 EXID의 차트 역주행 사건도 소설로 옮기면
‘개연성은 밥에 비벼 먹었니, 라면에 말아먹었니?’
하는 소리를 피하기 힘든데 개연성을 놓치지 않고 무리한 전개 없이 진행 중입니다. 미래의 히트곡 표절 없이 인기 상승에 개연성을 갖추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어려운걸 작가님이 해 내셨습니다.
그래서 한번 읽어 보시라고 추천 드립니다.
P.s 다만, 지금까지 주인공과 회귀자에 초점이 맞춰진 에피소드가 많다 보니 덕통사고유발력이 약하다는 점. 요 부분이 아쉽긴 합니다만 유료 넘어 가기 전에는 입덕 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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