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스템이라는 것이 요즘엔 인기입니다. 처음엔 게임 판타지부터 시작해서 판타지세계, 현실로 발길을 넓혀가더니 요즘은 무협에도 게임 시스템이 있고 이젠 없는 소설이 없을 지경입니다.
시스템이라는 도구 특성상 독자의 이해를 돕고 페이지 넘기는데 편하고 또 작가들에게는 글자수 채우기에 유용하다보니 이렇게 유행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나 기타 등장인물들을 비추는 이 스탯들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글에 들어있는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단지 수치화되는 것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길 가던 늑대를 때렸어. 이때 들어간 데미지는 77이야. 이런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면의 성장 같은 그저 숫자로만은 표현할 수 없는 감정으로 들어가면 어떨까요. 많은 것들이 생략되고 숫자에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도 게임 시스템을 차용한 소설입니다. 다만 게임 시스템은 그저 수단으로 보입니다. “의지” 라던가 “투지” 같은 개념은 나오지만 이것이 수치화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주인공이 얼마나 노력하는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 빛을 발하는 주인공의 마법은 정말 보기 힘든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 같은 소설을 보면서 상상했던 마법의 조각을 여기서 보고 저는 감동받았습니다. “꿈만 같다” 작중의 한 캐릭터가 주인공과 만난 경험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불을 담아 마시는 술. 거리를 돌아다니는 요괴와 도깨비들.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면 그만큼 강해지는 주인공. 일상 속에서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은 비일상.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완결로 달려가는 것이 기대되면서도 아쉬울 정도로.
이채라는 여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신출내기 마법사 정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만남. 그리고 갈등. 60화라는 짧은 화수 안에 모든 것을 풀어내다보니 상대적으로 급하게, 압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쓸려가듯 어느새 다음 페이지로 넘기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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