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개미
제목만 보고 그만 지나칠 뻔 했습니다만, 마음 먹고 이 글을 눌렀던 당시의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네요.
먼저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명망 높은 블레이크가의 셋째 아들이지만 미천한 재능으로 가문에서 버림받은 프레이 블레이크. 연약하고 소심한 성격탓에 아카데미내에서도 왕따를 당한 열등생 프레이는 거듭된 괴롭힘을 버티지 못해 끝내 자살을 택하고, 그와 동시에 수천 년간 영혼을 봉인당했던 대마도사 루카스 트로우맨이 기적처럼 프레이의 육신에 깃들게 됩니다.
프레이로서 회생에 성공한 루카스는 과거 자신을 봉인했던 강대한 존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기르고 그들에게 맞설 준비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이야기에 돌입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돌아온 주인공이 앞으로 극복해내야 할 적들은 과거 9성의 대마도사라 불렸던 그마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은 채 봉인시켰을 만큼이나 강대하고 압도적인 힘을 가졌고, 그런 절대적 존재에게 맞서기 위한 주인공의 행보는 계속해서 다음편을 기대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가님께서 글을 굉장히 잘 쓰신다고 느꼈습니다. 환생과 빙의, 잃어버린 힘을 되찾는 대마도사 등, 어딘가에서 한 번 이상은 봤을 법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최신화까지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담백한 묘사, 늘어지는 부분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이러한 장점들이 특히나 빛을 발해서 진부하고 틀에 박힌 글보다, 왕도적인 고퀄리티 글이란 생각이 먼저 들게 만들었거든요.
근래 들어서 이런 류의 글을 한 번쯤 다시 보고 싶고, 한편으론 마음에 드는 글을 찾는 것도 영 쉽지 않았던 저에겐 뜻밖의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이러저러한 것 때문에 일부러 베스트란을 멀리 했던 게 결국 괜한 고생을 자초한 셈이죠;;
프롤로그를 포함한 38화 분량은 다른 분들께 다소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추천글에 그리 어울리는 말은 아니지만, 글 초반부 개연성 관련해서 몇 가지 어색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이 고개를 갸웃한 일부 부분에 약간의 설명이 보충된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더 아쉬움이 남구요...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읽은 것만으로, 거기에다가 앞서 언급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추천을 받을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작가님께 드리는 제 작은 응원임과 동시에 연참을 바라는 이기심이 소량 함유돼있기도 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마주한 친근한 판타지, 4000년 만에 귀환한 대마도사를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찬성: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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