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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5 서백림
작성
17.09.10 00:34
조회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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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웹소설 > 연재 > 대체역사

유료 완결

청련
연재수 :
314 회
조회수 :
1,089,389
추천수 :
31,601

개인적으로 장르소설을 좋아함에도 평소 대체역사소설이라 하면 다소 꺼려지고는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의 대체역사소설은 주로 대규모의 군부대 전체가 이동하거나 어마어마한 능력과 지식을 가진 히어로가 과거로 건너가서는 단순히 역사를 바꾸는 데에 그치지 않고 과거 서구 식민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거대한 식민지를 경영하거나 이웃국가를 병침하는 조선/한국을 그려왔기 때문이죠. 물론 대체역사소설을 읽으며 현실성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전개와 서사에 있어 일말의 개연성과 논리성은 있어야 읽는 사람도 몰입하여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동안 제가 읽어온 많은 대체역사소설은 단순히 엄청난 능력을 가진 개인 혹은 집단에 의존하여 서사를 쉽게 구성한다는 점에서 개연성 등이 결여되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식민 지배를 겪으며 다양한 역사의 굴곡을 겪어온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와 민족을 침략하는 내용에 환호를 보내는 모습도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볼 때 적절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명의 세기를 처음 읽었을 때 제가 받은 감동은 여느 소설에서 받은 감동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인 조한민은 작품에서 사학도 출신입니다. 러일전쟁 직전인 1901년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가진 당시 국제정세 관련 지식을 총동원하여 망할 수밖에 없던 나라를 살려내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만약 작가가 기존의 대체역사물이 그랬던 것처럼 거대한 식민제국으로 조선을 발전시키고 싶었다면 1901년이 아니라 19세기 혹은 그 이전으로 과학지식을 겸비한 천재를 보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조선/대한제국이 최악, 즉 식민지로 전락하기 직전인 1902년으로 소위 머릿속에 먹물만 든 문돌이를 보냈습니다. 게임으로 치면 난이도 극상을 찍고 가장 약한 캐릭터를 선택한 셈입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소설은 재미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지만 작가의 순발력과 재치, 무엇보다도 해박한 역사, 정치, 경제 관련 지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마치 예능으로 대학 교양강의를 듣는 느낌을 자아내기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여명의 세기에 감탄했던 것은 작가가 그린 이상입니다. 작가가 바라는 나라는 타국을 병침하여 식민지를 가진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인공인 조한민은 끊임없이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와 서구 우월주의 등에 대해 적대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던 인종주의, 성차별, 계급모순 등에 대해서도 작가는 조한민의 입을 빌려 가감 없이 비판하고 있는 장면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러일전쟁 중 함경도 등지에서 일본군 포로를 모아놓고 민주주의의 이상에 대해 한민이 일갈하는 장면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감명 깊은 부분입니다. 그동안 어떤 작품이 이런 이상을 보여주었나요. 혹자는 유약한 주인공이 만든 허황된 이상향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해도 결국은 문학일진대, 문학을 통해 우리의 삶과 세상을 돌아본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비극으로 점철되었던 지난 우리 역사를 만들어온 모든 억압과 부정의에 반대하여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한민의, 그리고 작가의 노력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여전히 연재 중이라 한민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 이제 막 1910년을 넘었으니 곧 1차 대전의 서막입니다. 과거 일본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전쟁을 이용해 대한제국도 열강으로 거듭날까요? 아니면 역사의 흐름을 바꿔 작가가 바라는 이상향을 향해 대한제국과 조한민은 끊임없이 달려갈까요? 작가의 집필을 응원합니다!


p.s. 지금까지 타 플랫폼으로만 봤는데 문피아 오니까 신세계네요ㅎㅎ 여기서 쭉 봐야겠습니다!



Comment ' 28

  • 답글
    작성자
    Lv.73 비늘구름
    작성일
    17.09.11 13:48
    No. 21

    솔직히 저는 160화 이전이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나름대로 없는 상황에서 분투하는 게 보였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부터의 전개는...
    여전히 없는 상황인데, 갑자기 뭔가 뜬금 없이 휙휙 제도들을 전개합니다. 행정에 조금이라도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할 수 있는 일 부터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7 루루랄라라
    작성일
    17.09.10 19:29
    No. 22

    고구마 천개 퍼먹는 기분이랄까...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죠. 그 시대가 그리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시대였으면 왜 그렇게 됐겠습니까. 그런 면에선 설득력 있어요.
    암울한 시대적 배경과 친일파, 성리학자, 주변국 외에도 심지어 주인공 자체도 고구마를 퍼먹입니다. 전쟁통에 총도 못 쏘고 빌빌거린다든지... 여기서 하차할 뻔...
    전 아직도 이거 납득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이라 그렇다는데 그럼 중동, 시리아 이런데서 전쟁중인 사람들은 현대인 아닙니까? 당장 북한이든 일본이든 쳐들어와서 내 옆의 가족, 친구를 죽이고 나도 죽이려들면, 현대인이라 빌빌거리는 게 일반인일까요? 심지어 군대에서 단체로 모여서 지휘에 따라 총 쏘는 건데? 그런 겁쟁이가 0라는 건 아닙니다. 하위 5%쯤 있지 않을까... 전 인간의 본성이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평화로운 데서 컸다고 그렇게 빌빌거리는 게 인류의 본성이면, 세상에 군대가 운용되고 전쟁이 이렇게 끊이지 않을 리가 없어요.
    근데 주인공이 그런 드문 겁쟁이 찌질이라니... 아... 고구마... 총 사건 외에도 많아요. 음모 꾸미기 싫어하는 등등... 답답...
    답답한데, 그 시절 참 답답했겠구나 싶어서 선조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으로 볼만합니다. 전 일본과 싸움에서 이기는 거까지 보고 묵혀두고 있어요.

    찬성: 3 | 반대: 1

  • 작성자
    Personacon 맨닢
    작성일
    17.09.10 21:49
    No. 23
  • 작성자
    Lv.45 찌를거야
    작성일
    17.09.11 00:36
    No. 24

    주디님이 신선님과의 논리 대결에서 승리 하셨습니다

    찬성: 7 | 반대: 3

  • 작성자
    Lv.99 꿈돼지
    작성일
    17.09.11 09:28
    No. 25

    하다못해 꼴랑 11명이서 플레이하는 소사이어티 게임을 봐도 정치의 현실이 나오죠.
    정치외교력이란 결국 힘입니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그냥 게임일 뿐이고 힘없는 약자도 1표를 가지고 있어서 실력이 없어도 어느정도 정치력을 발휘할수 있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힘없는 자들의 눈물없이는 볼수 없는 눈칫밥과 생존경쟁이 어마 어마 하죠.
    소사이어티 게임은 1인 1표지만 현실은 미국 100만표 후진국 1표죠.

    여명의 세기 저런 현실을 전혀 반영못하는 유치한 전개가 좀 심하긴 하지만 꾸욱 참고 보면 그럭저럭 볼만하다는데 동감.
    정치력 외교력이란 어디서 나오는지 하다못해 지니어스나 소사이어티 게임이라도 보고서 말해야..
    고작 몇백만원~ 천만원에도 인간이 얼마나 간사해지고 치열해지는지 정치력이란 어디서 나오는지
    잘 살펴봐야..
    하물며 나라의 운명과 일족 . 본인과 일가친척 모두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실제 정치외교판에서
    애들 소꿉장난하는 주인공을 좋게 보기란~~

    울나라 작가들의 문제점중 하나가 정치나 전쟁을 삼국지연의로 배워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거죠. 삼국지는 아주 옛날 소설이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 소설이지만 지극히 현실성이 떨어지는데 그걸 다른 시대에 적용하려 하니..

    찬성: 4 | 반대: 2

  • 작성자
    Lv.73 비늘구름
    작성일
    17.09.11 13:41
    No. 26

    다른 건 모르겠는데, 주인공이 시대 현안을 물어보는 사람들 앞에서 구체적인 제도나 대책 없이 매번 뜬구름 잡는 청사진만 똑같이 반복해서 읊는 건 좀 몰입을 깨더군요. 외교부분에서도 뭔가 구체적인 손익교환 장면은 없고 그냥 유럽 군주들 환심을 사서 공짜로 얻어먹는 장면만... 손절매는 문돌이 주특기거든요!?
    여러분,문돌이는 이렇지 않아요! 물론 이렇다 할 공학기술이나 정밀한 계산능력은 없지만, 그 이상으로 편집증적인 인문학적 분석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요!
    뭐, 여기는 일단 문돌이의 변명으로 넘어가도록 하고요.
    아무튼 그런데도 불구하고 실무자를 구해야 마땅할 고관들이 현사로 치켜세우는가 하면, 뭔 오리엔탈리즘을 이용하겠답시고 저예언가 드립을 치는데, 아니, 당시에 아무리 그런게 먹혔다고 해도 교양있는 지식인이 할 짓은 아니잖아요, 예언가질은.
    그걸 한 번도 아니고 작중에서만 세 번은 써먹은 것 같던데. 솔직히 전개상 불필요한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은 게 없잖아 있어요.아마 구한말 지식인을 연상하고 소설을 접한 분들은 이 저렴한 예언가질에 오그라들어서 항마력을 시험하게 되실 수 있을 겁니다.
    또 아무리 속으로 자신을 혁명정신의 후예로 생각해도, 일단 겉으로는 대한제국의 충신을 연기하는 게 당시 주인공 노선에서 보신하기 위한 필수행동이거든요? 그런데 주인공은 그런 부분에서 실언이 너무 많습니다. 아직 자기와 뜻이 맞는 동지들을 얻은 것도 아닌데 몇번이나 위험발언을 입 밖에 내죠. 주인공만 아니었어도 벌써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나갔을 일이죠. 차라리 아예 노선을 달리해서 반정부 운동을 했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죠.
    입조심 하는 신중한 주일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거슬리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산업을 진흥시킬만한 자원취득이나 판로개척 같은 것에 관한 묘사가 다뤄지지 않은 점도 약점이랄 수 있겠네요.
    뭐, 그것만 제외하면 소설 자체의 전개나,관련된 역사적 고증은 정말 훌륭하다고 봅니다. 저도 이 핵심적인 장점 때문에 앞에서 언급된 각종 불만이나 걸리는 부분들을 참고 볼 수 있었거든요.
    그야말로 애증의 작품...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99 여행하는자
    작성일
    17.09.13 18:08
    No. 27

    초반이 좀 황당해서 그만 보았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한강하류에서 어떻게 개성으로 가는지 등등
    초반 고증은 오류투성이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89 엘로젠
    작성일
    17.10.01 22:14
    No. 28

    한마디로 제국주의 시절에 민주주의적 이상만 지껄이는건 고구마일수밖에 없죠.

    찬성: 0 | 반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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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con 문피아운영자   등록일 : 22.01.05   조회 : 2,811   좋아요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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