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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약사를 찾아가기를 권장한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프롤로그와 동시에 1화를 과감하게 넣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요즘 일률적으로 프로롤그는 짧게 시작하여, 시선을 확 끌어당긴 다음 1화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프롤로그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 작가들은, 시작부터 지나치게 힘을 쏟아부어 1화에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대세의 흐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추구한 작가의 필력은 프롤로그에서부터 빛을 발휘한다.
마치 만담 꾼의 앞에서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듣는 듯 전해지는 프롤로그 소개는, 단숨에 스크롤을 아래로 끌어 내리게 할 것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너무나도 매우 흔한 클리셰다.
식상하다 못해 이제는 ‘또 야?’라는 생각과 함께 즉각적으로 백스페이스를 누를 수 있지만,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다른 맛을 만드는 게 요리사이며, 같은 소재를 가지고 다른 글을 쓰는 게 작가이다.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세계관을 남들에게 선보일 때는 수많은 장치가 필요하며, 독자들을 이해시킬만한 설명이 들어가는 건 필연적이다.
이제는 대중화된 작품들의 경우에는 그런 설명 없이, 무작정 진행을 하는 경우도 대다수 있다.
하지만, 이 물고기 약사의 경우에는 글에 자연스럽다 못해, 이 세계에 내가 몸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끄럽게 세계관을 설명해나갔다.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내는 세계관을 들여다보면, 퍼즐이 한 조각씩 맞춰지는 재미에 절대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수많은 양산형 판타지로 병들어 있는가?
의사는 없지만, 당신을 치료해줄 약사는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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