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집 근처 시민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멋도 모르고 집에서 입던 봄가을용 추리닝 입고 나갔더니 오래 걷지도 않았는데 땀이 차네요. 반팔 반바지가 꽤 눈에 띕니다. 벌써 여름인가요? 제 봄은 어디갔나요...
그래서!
볕은 점점 따가워지고 미세먼지 걱정되는 계절에 맞는 작품 한 편 소개합니다.
제목하야 ‘내 방에서 나갈 수 없어’!!
맞습니다. 나가긴 어딜 나갑니까. 내 방이 최곤데.
제가 편독이 좀 심합니다. 수준이 높은 게 아니라 그냥 취향이 괴팍합니다. 이건 이래 싫고 저건 저래 싫고...
대신 좋은 건 마냥 좋습니다. 딱 이 작품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내 방에서 나갈 수 없어!’
이래서 제목이 중요합니다. 저 말고 문피아 주류독자님들께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 같다는 점이 문제지만요.
초반 내용은 딱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대로입니다.
공시합격생이 드디어 고시원을 탈출하려는데 이상하게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저도 한 때 고시원 살아봤는데 벽이 아니라 칸막이죠. 합판 두 장 + 스티로폼. 옆방에서 야동보면 다 들립니다. 이어폰 필수죠. 그걸 아는 주인공도 벽을 부술 생각을 합니다. 안 부서집니다. 그 때 눈앞에 이상한 메시지가 뜹니다.
<시스템 접속>
<벽을 부숴라>
솔직히 이 부분은 좀 취향 밖이었습니다. 저는 전지전능한 시스템이 하나하나 지시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고, 오히려 그런 거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마이너스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시키는 대로 벽을 부숩니다. 마침 곡괭이도 주네요. 친절한 시스템느님. 부수면 부순만큼 포인트도 줍니다. 포인트로 생필품 살 수 있는 상점창도 만들어 줍니다. 고맙기도 하시지...
문제는 방값을 빼네요. 악덕고용주입니다. 재애그룹 방공호 노역 못지 않습니다. 심지어 벽 뒤에는 몬스터도 숨어있습니다. 고생길입니다. 하늘을 뚫는 드릴도 없는데...
여기까지가 극초반부 내용이고, 현재는 21편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이 될 테니 생략하겠습니다.
작가님 첫작인지 복귀작인지 정보가 없는데, 일단 문장력은 안정적입니다. 오타도 적고 읽으면서 ‘이거 아니다.’ 싶은 느낌은 거의 못 느꼈습니다.
설정도 공모작답게 많이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기상천외하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자기설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위의 시스템 등 개인적으로 ‘불호’에 속하는 요소들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니 그 부분이 오히려 좋은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열심히 쓰고 계시는데 노력한만큼 성적이 따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추천하게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소정의 사례나 협찬없이 솔직하게 작성한 추천글입니다.
보세요. 캐릭터 이모티콘이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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